제주 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에서 발생한 145억 원 도난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말레이시아 국적 A(58)씨가 사건 발생 4년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9일 A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과 수사 초기
2021년 1월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제주신화월드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금고에 보관 중이던 현금 145억 원이 사라졌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금액은 본사인 홍콩 랜딩인터내셔널이 맡긴 운영자금으로 사건 발생 직후 경찰은 81억 원을 카지노 내 다른 금고에서, 53억 원을 A씨의 숙소에서 발견해 총 134억 원을 압수했다. 사건 당시 A씨는 말레이시아 국적의 50대 여성으로, 홍콩 본사에서 파견된 임원이었다. 그는 2020년 말 휴가를 내고 사라졌고 이후 경찰은 A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수사에 나섰다.
A씨는 체포 후 경찰 조사에서 돈을 옮긴 사실은 인정했으나,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의 규모와 성격상 단독 범행 가능성이 낮고 공범이 있을 것으로 봤다. 수사 결과 카지노 손님 모집 에이전트 업체 직원인 중국인 B(36)씨 등 4명과 공모해 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2022년 국내로 자진 입국했지만, 혐의 입증 부족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사건은 답보 상태에 빠졌었다.
도난 금액과 카지노 금고 의문
145억 원은 현금 5만 원권으로 약 300kg에 달하며, 20kg짜리 상자로 최소 14~15개가 필요한 양이다. 이를 감시가 삼엄한 카지노에서 옮겼다는 점에서 CCTV 분석과 내부 공모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또한 카지노에서 100억 원대 현금을 금고에 보관한 것 자체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 금고 없이 거액의 현금을 보관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는 반응으로, 원화로 보관된 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었다. 이와 관련해 카지노측은 사라진 돈은 홍콩 본사가 맡겨둔 운영자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본사가 왜 자국이 아닌 한국에 돈을 보관했는지, 그 용도는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찰의 추가 수사와 향후 전망
경찰은 A씨를 구속한 만큼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남은 11억 원의 행방과 A씨의 진술에 따라 공범 검거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단순 횡령을 넘어 국제적 범죄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사건의 배후와 전말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오션스일레븐처럼 치밀한 계획으로 이뤄진 이 사건은 대규모 현금 도난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서 카지노 보안 체계와 자금 관리의 허점도 다시 조명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