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위원 안귀옥 변호사, 21년의 헌신으로 수감자와 가족에게 희망을 전하다

사회 편견•취업 기회 부족으로 다시 수감되는 소년들
재범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낙인을 없애는 것이 중요

 

안귀옥 변호사는 인천구치소와 서울남부구치소에서 교정위원과 교육분과위원으로 활동하며, 여성 및 소년 수감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고 있다. 변호사이자 교정 분야에서 20년 넘게 헌신해온 전문가로, 법률 상담과 교화 활동을 통해 수감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안귀옥 변호사가 걸어온 길과 교정 활동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Q. 20년 넘게 사회적 편견과 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분야에서 오랫동안 봉사해 오셨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지속해 오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제가 1997년 2월 인천 최초 여성 변호사로 사무실을 열었고, 같은 해 11월 IMF 위기를 맞았습니다. 가정경제 파탄으로 이혼 가정이 급증하며, 2002년에는 이혼율이 46%에 달한다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변호사 5년 차였던 당시, 부부상담과 가족상담을 공부하던 저는 법률 조력을 넘어 상담을 통한 치유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마침 상담가 6분이 뜻을 함께해 주셔서 위기가족을 돕는 SOS한국행복가족상담소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SOS한국행복가족상담소에서는 부부상담, 개인상담, 집단상담을 시작하며 많은 부부들이 상담을 통해 치유와 회복을 경험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2003년 사단법인 한국행복가족(2020년 사단법인 임마엘로 명칭 변경)을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으로 조예진 육아방송 이사장을 추대해 가족 회복 활동을 본격화했습니다.

 

이후 건강가정지원법 제정과 함께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위기가정을 돕기 시작하면서, 저는 위기 치유뿐 아니라 위기 예방의 중요성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2008년 사단법인 한국행복가족 산하 한국행복문화포럼을 설립해 80명의 교육전문가와 함께 학부모교육을 시작, 약 150개 학교에서 1만여 명의 학부모가 참여했습니다.

 

2016년에는 자유학기제 시행에 맞춰 모의법정을 개설해 약 1200명의 초·중·고 학생들에게 법원 탐방, 법정 방청, 모의법정을 통해 진로·인성교육과 법률문화 체험을 제공했습니다.


2022년부터는 인천시 지원으로 은둔형 외톨이와 그 가족을 위한 상담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또한, 2003년 인천구치소 초대 교육분과위원장으로 여성과 소년 수감자들을 돕는 교정위원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Q. 여성 및 소년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한 법률 상담, 심리치료, 교육 활동 등 많은 봉사활동을 해오셨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교육분과위원회에서는 구치소는 재소자 중에는 딱한 수용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여성수용자나 소년 수용자의 경우에는 경제사정이나 주변의 환경으로 인해서 오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이들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변호사이므로 재소자들에게 필요한 법률강의도 하고, 다양한 봉사를 하지만 무엇보다도 성경책을 사주고 성경필사를 하는 재소자가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거듭나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였습니다.


Q. 엄마와 함께 수감생활을 하는 영아들을 위한 백일잔치, 돌잔치 등의 활동을 해오셨습니다.


A. 여성재소자에게는 여름에 얼음물과 부채를, 겨울에는 내의를 사서 보내서 그들이 환경에서 조금이라도 안정된 생활을 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여성 재소자의 경우에는 만 18개월이하의 영아를 사회에서 돌볼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본의아니게 함께 수감생활을 하게 되므로 이 아기들의 백일 잔치와 돌잔치를 해줍니다.


Q. 여성과 소년 수감자들을 돕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A. 소년수들을 위해서는 매년 성년식을 해주고, 구치소에 도서를 보내서 독후감 쓰기를 통해서 건강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독서를 통한 자기 성찰을 하고 자기의 미래를 설계하는 소년들이 출소 후 사회에 나갔을 때 편견으로 인해서 취업이나 적응을 못하고 다시 재범을 하고 다시 수감생활을 하는 것을 볼 때 많이 마음이 아픕니다.


Q. 이번에 법조봉사대상을 수상하신 소감과, 이 상이 교정위원으로서의 활동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A. 사실 기대하지 않았던 큰 상을 받게 되어서 매우 영광입니다.
금년이 이러한 사회봉사를 한 지 만 21년 차인데 더 많은 일을 하라고 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금년에 다시 교육분과위원장을 맡고 좀 더 많이 교정봉사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 교도소의 수감자들이 사회로 복귀했을 때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요?


A. 무엇보다도 사회에서 수감자들에 대한 낙인을 찍지 말고 편견을 줄이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할 수있고 다시 그러한 잘못을 하지 않으려면 그들을 품어주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업체들에서 이들에게 취업의 문을 열어서 사회 정착에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Q. 끝으로, 우리 사회가 교정 분야와 관련하여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교정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민관이 지혜와 아이디어를 모으고, 수감자들이 출소이후에도 지속적이고 실제적인 케어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