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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26일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음성이 담긴 녹음 파일을 추가로 공개하며 여권을 향해 '명태균 특검법' 동참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지난 24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등장하는 녹취록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은 명씨가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배포했다. 홍 시장과 오 시장은 모두 여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민주당이 이날 '2021년 8월 5일 대화'라면서 보도자료 형태로 배포한 녹취록을 보면 명씨는 지인과의 대화하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건 배신·배반형"이라면서 "오세훈이는 내가 김영선 하나 챙기라고 했는데…(챙기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면서 "오세훈이는 가만히 있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데, 그래서 영감이 대통령 될 플랜까지 다 만들어줬다"며 "그런데 촌에서 올라온 놈하고 폐물이 된 김영선이가 지를 만들었다고 소문이 나면 쪽팔리니 그 사람을 보내 먼지떨이를, 털어내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영감'이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그 사람'은 오세훈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 씨를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씨는 '그 사람'에 대해 "오세훈을 10년 동안 뒷바라지한 스폰서, 100억짜리 별장도 있고 돈이 많은 사람"이라며 "그 사람도 같이 먼지떨이 됐다"는 언급도 했다.
명씨는 또 "내가 윤석열을 처음 만났을 때 '그 xx(오 시장)는 배반형'이라고 했다"며 "(오 시장은) 나한테 전화 한 통 못한다. 왜냐하면 나한테 살려달라고 하고, 김영선 의원에게 고맙고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하고, 막 울면서 전화 오고 별짓을 다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녹취를 공개하며 "2021년 8월에 이뤄진 대화인 만큼, 서울시장 당선(2021년 4월) 전에 명씨를 손절했다는 오 시장 측 입장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해 야 6당(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개혁신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태균 특검법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 야당들은 명태균 특검을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에도 양심 있는 의원들이 있을 것이다. 동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