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대신 친조카 챙겨 너무 서운해”...연락 끊은 친구 반응에 ‘황당’

친오빠와 화해 후 의무적 챙김
“언제까지 챙겨줘야 하나” 울컥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친구네 아기 선물, 어디까지 해주는 게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절연했던 친오빠와 화해한 후 조카를 챙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친구가 자기 아이가 첫 조카 아니냐며 서운해해 입장이 곤란하다는 사연이었다.

 

A 씨는 "친구와는 고등학교 때 같은 무리에서 놀았으나 그렇게 친하지 않았고, 다른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지면서 고향에 남은 건 우리 둘뿐이라 종종 연락해서 안부 묻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친구 결혼식에 혼자 참석해 축의금으로 10만 원을 냈고, 친구가 임신했을 때는 5만 원대 영양제를 선물했다고. 심지어 친구 딸 돌잔치 때는 30만 원짜리 금반지를 줬다고 한다.

 

이에 반해 A 씨는 비혼이라 돌려받을 게 아예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게까지 친한 사이가 아닌데도 금반지를 해준 건 친구 중 첫 결혼이고 첫아기였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을 때라 정말 좋은 마음으로 사줬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제겐 쌍둥이 오빠가 있고, 고등학생 때 절연해 8년 가까이 서로 얼굴도 안 보고 연락조차 안 하고 살았다"라며 "당연히 결혼식에도 가지 않았고, 결혼했다는 것도 한참 뒤에 전해 들었다. 새언니가 임신하고 출산한 것도 몰랐다"라고 가족사를 밝혔다.

 

그러던 중 부친 건강이 악화되면서 '아빠 돌아가시기 전까지 가족 행사에 참석하고 표면적으로 남들이 손가락질하지 않게 부모 봉양하며 잘 지내자'고 합의를 봤고 ”고모로서 두 살쯤 된 조카를 챙기기로 했다”며 “현재 5세인 조카는 1년에 3번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때만 챙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즈음 어린이 장난감 가게를 개업한 친구가 홍보를 부탁했고, A 씨는 홍보지 디자인도 무료로 해줬다고 한다. 마침 조카도 챙겨야 하니 친구네 가게에서 팔아주는 게 낫겠다 싶어서 매년 3개씩 구매했다고.

 

그렇게 A 씨는 종종 친구에게 연락해 장난감 포장을 부탁하고 계좌이체를 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서운함을 토로했다.

 

친구는 "친조카 선물사면서 우리 애 생각은 한 번도 안 났냐? 너한테 첫 조카는 우리 애 아니냐? 네 오빠랑은 화해한 지도 얼마 안 됐고, 나랑은 오랫동안 친하지 않냐"면서 "네가 우리 애한테 스스로 '이모'라고 칭하며 이모 역할을 잘 해주지 않았느냐. 근데 오빠랑 화해한 이후 그 조카 생일, 어린이날은 다 챙겨주면서 우리 애는 완전히 잊은 것 같아 서운하다. 친조카 거 사주면서 우리 애도 한 번쯤 챙겨줄 수 있는 거 아니냐"며 눈물을 글썽였다.

 

당황한 A 씨는 "내가 친구 아이들까지 다 챙길 순 없다. 친조카는 의무적으로 챙기는 거다. 난 결혼을 안 할 거라 돌려받지 못하는 거 너도 알고 있지 않냐"고 따졌다. 그러자 친구는 "네가 우리 애 안부도 안 묻고 안 놀러 오길래 서운해서 그랬다"며 연락을 끊었다고 한다.

 

A 씨는 "오빠랑 화해한 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저랑 피가 섞인 친조카이고, 친구 조카는 남인데 뭐지 싶었다"라며 "아쉬워서 연락하고 싶은 사이까진 아니지만, 괜히 마음이 찝찝하고 너무 정 없게 말했나 싶다”고 털아놨다.

 

또한 "친구네 아이가 좀 더 어릴 땐 친구가 면허 없어서 같이 데리고 꽃구경도 가고 공원도 갔다. 그렇게 좀 챙겨주다가 이제 안 챙겨주니 서운한가 싶다가도 그럼 전 대체 언제까지 챙겨줘야 하는 건가 싶은 마음에 오히려 울컥했다"고 말했다.

 

더시사법률 최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