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게 쌓아 올리는 오늘 (포항교도소)

 

이곳에 들어오기 전까지 제 삶에 꾸준한 노력이라는 단어는 없었습니다. 남들이 땀 흘려 정직하게 일할 때 저는 어떻게 하면 더 쉽고 빠르게 돈을 벌 수 있을까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얼마 전부터 저는 직업 훈련 과정에 참여해 작은 자격증 하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굳어버린 머리와 거칠어진 손으로 책장을 넘기고 펜을 쥐는 것이 너무나 낯설고 답답했습니다.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아 책을 덮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도망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꼼수를 쓰지 않고 오직 제 땀과 노력만으로 정직하게 무언가를 이뤄내는 경험을 제 자신에게 꼭 증명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합격이라는 두 글자보다 제게 더 값진 것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책상에 앉아 묵묵히 활자를 읽어 내려가는 견디는 시간 그 자체입니다.

 

세상에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으며 평범한 일상은 이렇게 하루하루 벽돌을 쌓듯 정직한 노력이 모여 만들어진다는 진리를 이제야 배웁니다.

 

출소 후 다시 마주할 사회가 결코 녹록지 않을 것임을 잘 압니다. 전과자라는 따가운 시선과 수많은 질타 앞에서 몇 번이고 좌절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과거처럼 화려한 성공이나 일확천금을 좇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입니다.

 

그저 내 앞가림은 스스로 해내는 사람, 적어도 내 주변에 두 번 다시 폐를 끼치지 않는 온전한 어른으로 자립하는 것. 투박하고 느리더라도 오직 제 힘으로 견뎌낸 시간만이 진짜 제 삶이라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저는 조용히 다음 책장을 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