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씨가 모두 수감된 상태에서 맞는 첫 추석을 두고 교정 당국의 ‘명절 특식 중단’ 방침이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 설 명절을 서울구치소에서 보낸 윤 전 대통령과 달리, 김씨는 이번 추석이 구치소에서 지내는 첫 명절이다.
2일 법무부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수용 중인 서울구치소와 김씨가 있는 서울남부구치소는 이번 추석에 명절 특식을 제공하지 않는다. 두 구치소 모두 평소 식단대로 음식을 제공한다.
추석 당일 서울구치소 아침 식단은 미니치즈빵, 삶은 달걀, 종합견과, 두유로 구성된다. 점심에는 유부우동국, 돼지갈비찜, 양념고추지, 배추김치가 제공되며, 저녁에는 소고기무국, 꽁치김치조림, 생김과 양념장, 발효유가 배식된다.
서울남부구치소의 식단은 다소 다르다. 아침에는 두부김칫국, 오복지무침, 김자반볶음, 총각김치가 나오고, 점심에는 청국장, 달걀후라이, 비빔나물, 무생채가 제공된다. 저녁에는 쇠고기매운국, 잡채, 열무된장조림, 배추김치가 배식된다. 다만 명절을 맞아 외부에서 들어온 떡과 과일 등 기부품은 추가 지급된다.
교정시설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9조에 따라 명절 특식을 제공해왔다. 해당 조항은 ‘국경일이나 이에 준하는 날 특별한 음식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안양교도소)과 박근혜 전 대통령(서울구치소)이 수감 중 맞은 추석에는 망고주스, 현미모듬강정, 약과 등 특식이 제공됐다. 윤 전 대통령 역시 지난 광복절에는 까르보불닭볶음면과 아이스크림을 받았고, 김씨가 있는 남부구치소에는 팥빙수와 검은콩두유가 지급됐다.
하지만 법무부는 올해 설부터 명절 특식을 중단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설과 추석에는 교정시설에 기부 물품이 많이 들어온다”며 “관에서 특식까지 주면 물품이 너무 많아져 배식·관리상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별도 특식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구치소 생활의 열악함을 연이어 호소하고 있다. 김계리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유튜브 방송에서 “전 대통령이 법정에 나갈 땐 컵라면과 건빵으로 점심을 했다”며 “재판 출석 일정이 피고인의 지병과 건강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본인도 지난달 26일 보석 심문에서 “구속되고 1.8평 방 안에서 서바이브(생존)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강하게 반박했다. 정 장관은 1일 “법정에 나와 수용실에서 ‘서바이벌’이 어렵다고 하고, 변호인단은 구치소 식사를 트집 잡아 밥투정을 부리고 있다”며 “곧 구치소에 투룸 배정과 배달앱이라도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닌지 참 뻔뻔하고 후안무치한 태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장관은 나아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처우는 개별 관리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수용자와 철저히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지난 1차 구속 때와 같은 은밀하고 부당한 특혜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