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법•알•못 상담소’ 코너에서도 독자분들이 보내주신 개별 질문들에 하나씩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서신을 통해 직접 질문을 주신 분은 한 분일 지라도, 같은 고민을 안고 계신 분들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늘 드리는 답변들이 그분들의 답답한 마음을 덜어드리고, 궁금증을 풀어 드리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Q1.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더시사법률>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지난번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가 다행히 기각 결정을 받았는데요. 저는 안심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는 다시 영장이 청구될 수도 있다고 해서 너무 불안하고 걱정이 됩니다. 같은 사건으로 또 다시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도 있는지,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습니다.
A1. 일단 질문자분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는 것에 대해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얼마나 마음 졸이셨을까요. 가족분들께도 굉장히 반가운 소식 이었을 것 입니다.
실무에서도 영장 기각은 수사 기관의 인신구속 시도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것이기에 매우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다만 조심스럽게 말씀 드립니다만, 구속영장 기각이 곧 ‘영구적으로 구속 위험이 사라졌다’거나 ‘사건이 무죄로 끝났다’는 것을 의미 하지는 않습니다.
법원이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판단 하는 것은 ‘피의자의 유죄 여부’가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이 사람을 구속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입니다. 즉 도주의 우려가 있는지, 혹은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큰지를 구속 심사 시점에서 판단하는 것인데요.
따라서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다는 것은 ‘현재 제출된 증거와 정황만으로는 당장 가둘 필요까지는 없다’는 일시적인 판단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만약 수사 과정에서 결정 적인 새로운 증거가 확보되거나 피의자의 태도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는 경우 등에는 동일한 사건이라도 구속영장이 재청구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범이 검거되어 새로운 진술을 쏟아내거나, 숨겨졌던 범죄 수익이나 장부가 발견되는 경우, 혹은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하려 하거나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등의 사정이 발생하면 수사 기관은 영장을 다시 신청할 명분을 얻게 됩니다.
물론 실무적으로 별다른 사정 변경 없이 단순히 똑같은 내용으로 영장을 반복 청구하는 일은 드뭅니다. 기각된 영장을 재청구했다가 또다시 기각되면 수사관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결국 영장 기각 이후 가장 중요한 것은 ‘방심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영장이 기각되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불구속이 확정되었다고 생각하고 안일한 태도로 임한다면 예기치 못한 결과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기소되기 이전까지는 담당 경찰, 검사와 변호인을 통해 긴 밀하게 소통하며 상황을 파악해 나가 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Q2. 저는 현재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데, 다른 사람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하게 됐습니다.
저는 제가 기억하는대로 사실을 말 했는데, 상대방은 제 말이 거짓이라며 펄펄 뛰네요. 무시해버리면 그만이지만, 아무래도 저도 재판을 받고 있다 보니 걱정이 됩니다. 이런 경우에도 제가 위증으로 처벌받을 수 있나요? 기억이 다를 뿐인데도 문제가 될 수 있는지 걱정됩니다.
A2. 법정에 증인으로 서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중압감을 받는 일입니다. 특히 내가 기억하는 대로 정직하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가 얽힌 상대방이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위 증죄를 언급한다면 혹시라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을까 하는 공포에 휩싸이게 됩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진술 내용이 다른 사람의 주장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나아가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 해서 곧바로 위증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형법상 위증죄는 증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할 때 성립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객관적 진실’이 아니라 증인의 ‘주관적 기억’입니다. 즉 어떤 사실이 실제로는 A였더라도 증인이 진심으로 B라고 기억하고 그렇게 진술했다면, 이는 위증이 되지 않습니다. 인간의 기 억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왜곡되거나 착오를 일으킬 수 있으며, 법원은 이러한 ‘기억의 한계’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재판부 역시 여러 증인의 말이 엇갈릴 때 누구의 말이 더 믿을 만한지를 판단할 뿐, 말이 틀렸다고 해서 곧바로 수사기관에 위증죄 조사를 의뢰하지는 않습니다. 위증죄가 성립하려면 증인이 분명히 사실을 알면서도 누군가를 해하거나 도울 목적으로 고의로 거짓을 지어냈다는 점이 명확히 입증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제 기억에는 이렇습니다”라고 말한 것이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그것이 고의적인 거짓말이 아니라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법정에서 답변할 때는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기억이 흐릿한 부분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듯이 확신에 차서 단정적으로 말하는 태도는 지양 해야 합니다.
질문의 취지가 명확히 이해되지 않거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 “그 부분은 명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라거나 “제 기억으로는 이러한 것 같은데 확실치 않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답변하는 것이 본인을 보호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Q3. 변호사님, 경찰이나 검찰로부터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으면 반드시 응해야 하나요?
저도 엮인 사건이 있다 보니 불편한데, 혹시 진술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거나 강제로 불려갈 수도 있는 건지 걱정됩니다. 저에게 불리한 말을 하게 될까봐 걱정되기도 하고요.
A3. 수사기관으로부터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연락을 받게 되면 누구나 마음이 편하진 않으실 겁니다. “꼭 가야 하나?” 하는 귀찮음부터 “나도 문제 되는 것 아냐?” 하는 불안감까지 만감이 교차하실 텐데요.
법리적으로 따져보자면, 참고인에게는 피의자와 같은 강제 출석 의무가 원칙적으로 없습니다. 즉 참고인 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경찰이 불이익을 줄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법적 의무가 없다’는 말이, ‘사건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은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핵심 참고인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지속 적으로 출석을 종용하게 됩니다. 만약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출석을 거부한다면, 수사기관은 해당 참고인을 ‘증거를 은닉하려는 자’나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사 단계에서 협조하지 않을 경우 나중에 법원에서 공식적인 ‘증인’으로 채택되어 소환장을 받게 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하면 과태료나 구인 등의 강제 절차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한편 순수한 의미에서의 참고인이 아니라 사건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상황이라면 참고인 조사를 받는 도중에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주변인으로서 의견을 듣겠다고 불렀지만, 진술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포착 되거나 본인의 가담 사실이 드러나면 그 자리에서 피의자로 입건되어 정식 조사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참고인 조사라고 해서 아무런 준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임하는 것은 위험 할 수 있습니다.
즉 ‘참고인 조사니 안 가도 된다’ 이렇게 일차원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내가 왜 호출되었는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본인에게 불리한 질문이 예상된다면 미리 변호사와 상담하거나 필요한 경우 변호인과 동행하여 조사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출석이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담당 수사관에게 정중히 일정 조율을 요청하거나 서면 조사로 대체 가능한지 타진해 보는 등 합리적으로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독자분들이 마주할 수 있는 현실적인 고민들을 함께 짚어보았습니다. 법률적인 절차는 누구에게나 두렵고 복잡하지만, 핵심은 ‘자신의 권리를 정확히 알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에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면 어떤 어려운 상황도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글이 여러분의 불안을 덜고 올 바른 대응 방향을 세우는데 실질적인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으시기를 오늘도 바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