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6차례 처벌에도 또 필로폰…항소심서도 징역형

 

마약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고도 다시 필로폰을 투약한 50대 북한이탈주민이 항소심에서 일부 범행을 자백하고 수사에 협조했으나 형량을 줄이지는 못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씨(54)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함께 115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A씨는 2024년 1월과 7월 중국 메신저 앱 위챗을 통해 알게 된 인물 등으로부터 필로폰 총 3.6g을 매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이 가운데 일부를 세 차례에 걸쳐 투약했고, 나머지는 비닐봉지에 담아 가방에 소지하고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의 혐의 부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동종 마약 범죄로 여섯 차례나 처벌받았음에도 누범 기간 중 다시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A씨가 북한이탈주민인 점, 신장암 수술을 받은 건강 상태, 탈북 이후 해외에 체류 중인 아들이 A씨의 도움을 받고 있는 사정 등을 양형에 일부 참작했다.

 

항소심에서 A씨 측과 검찰은 모두 “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2심에 이르러 그동안 부인하던 일부 범행을 자백하고, 수사기관에 마약범죄 관련자들을 제보한 점을 감형 사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양형 판단을 변경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제보한 마약범죄가 피고인에게 적용된 범죄보다 더 중한 유형이거나 죄질이 현저히 무겁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별양형인자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자백 역시 그 시기와 경위 등에 비춰 볼 때 원심 판결 선고 이후 양형 조건에 본질적인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자백’이라는 사실 자체보다 자백의 시기와 동기, 그리고 그것이 진지한 반성의 결과인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형에 반영한다. 수사 초기부터 범행을 인정한 경우와 달리, 1심에서 혐의를 부인하다가 유죄가 선고된 뒤 항소심에서 이뤄진 자백은 형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 재판 실무의 시각이다.

 

실제 2024년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는 1심에서 범행을 부인하다가 항소심에 이르러 자백과 공탁을 한 피고인에 대해 “진지한 반성을 통한 자백만이 재범 방지라는 순기능을 갖는다”며 “항소심 단계의 자백만으로는 양형을 변경할 만한 본질적인 사정 변경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원심에서 범행을 부인함에 따라 피해자가 법정에 출석해 범행 당시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안팍 박민규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자백과 제보가 1심 판결 이후에 이뤄졌다는 점, 이미 수차례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누범 기간 중 재범이라는 점을 종합해 볼 때 양형 판단을 뒤집을 정도의 본질적인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