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민덕희 현실은 냉혹…보이스피싱 피해금 환부 소송 각하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범죄조직 검거에 기여했더라도 당시 적용 법령상 피해금 환부 대상이 아니라면 반환을 받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행정3부(김은구 부장판사)는 김모 씨가 수원지검 검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범죄피해재산 환부청구 거부 취소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가 당한 사기 범행이 범죄조직을 통한 범행이거나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취득된 재물이 ‘범죄피해재산’으로 규정된 것은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이 2019년 8월 개정된 이후”라며 “이미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이 사건 범행에는 해당 법률을 적용할 수 없어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2016년 당시 범죄단체 총책에게 내려진 몰수 선고는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 제2항이 아니라 형법 제48조 제1항에 근거한 것”이라며 “적용 법 조항이 달라 원고는 환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같은 이유로 부패재산몰수법에 근거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돌려달라는 김씨의 신청을 거부했다. 범죄수익 몰수가 확정되면 해당 금액은 국고로 귀속되며, 피해자에게 반환할 수 없다는 취지다.

 

김씨는 지난해 4월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뒤 직접 증거를 수집해 수사기관에 제공하며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법령이 갖춰지지 않아 피해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검찰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판결 이후 “포상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뜯긴 내 돈을 돌려달라는 것인데 결과가 너무 억울하다”며 “범죄피해금은 빚까지 내 마련한 전 재산이었고 지금도 이를 갚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2016년 1월 은행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약 3천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후 직접 증거 자료를 확보해 경찰에 제보했고 그 결과 보이스피싱 총책급 조직원을 포함한 일당 6명이 검거됐다.

 

김씨의 신고로 확인된 피해자는 72명, 피해액은 1억3천500만 원에 달했으며, 추가로 234명의 피해를 예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씨의 사례는 영화 시민덕희의 실제 모티브가 됐다. 이 영화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시민이 범죄조직 총책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렸으며, 배우 라미란이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