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구치소에서 동료 수감자를 반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재소자들이 첫 재판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는 12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재소자 A씨(20대), B씨(20대), C씨(20대)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월 중순부터 9월 7일까지 같은 수감자인 D씨(20대)를 상대로 폭행을 반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피고인들은 피해자를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등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9월 7일 오후에는 D씨가 지속적인 폭행으로 이미 쇠약해진 상태라는 점을 알면서도 추가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바지와 수건 등으로 피해자의 눈을 가린 뒤 몸을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상태에서 약 20분 동안 복부를 여러 차례 가격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기관은 피고인들이 D씨의 잦은 실수와 좋지 않은 위생 상태를 이유로 폭행을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칠성파 조직원으로 알려진 A씨의 경우 나무 재질 밥상 모서리를 이용해 피해자의 발톱을 찍는 등 가혹행위를 한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는 사망하기 3~4일 전부터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크게 약해진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사건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D씨가 의무실을 찾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건강 상태를 알고 있으면서도 결박한 뒤 복부를 집중적으로 가격한 점 등을 근거로 살해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법정에서 피고인들은 모두 살해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폭행을 주도했는지 여부와 피해자가 쓰러지게 된 경과, 이후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공모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증거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건 다음 공판은 오는 23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린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 약 5개월 만에 부산구치소에서는 또 다른 수용자 폭행 사건도 발생했다.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6일 부산 사상구 부산구치소에서 30대 재소자 A씨가 동료 재소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신고 당일 다른 수용실로 분리 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수용자는 지난해 12월 법정 구속된 뒤 약 두 달 동안 동료 재소자 4명으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성추행 등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사실은 최근 가족 면회 과정에서 외부에 알려졌다.
이 같은 사건이 잇따르자 부산구치소는 수용자 간 폭행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도 강화했다.
부산구치소는 접견 민원인이 수용자의 이상 징후를 신고할 수 있는 ‘마음안부우체통’ 제도를 도입했다. 접견실 입구에 설치된 우체통에 신고 내용을 제출하면 교도관이 매일 확인해 보안 부서에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또 수용자 간 폭행과 직원 폭행을 예방하기 위해 ‘폭행사고 우려자 지정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수용자에게는 주 1회 신체검사와 상담을 실시해 폭행 피해 여부를 점검한다.
이와 함께 매일 두 차례 폭행 예방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모든 수용거실에 폭행·강요·협박 등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 절차 안내문을 부착했다. 신입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폭행 근절 교육과 신고자 포상 제도도 확대할 방침이다.
부산구치소 관계자는 “폭행 사고가 근절될 때까지 예방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수용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