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존중TF, 조사 결과 발표…“일부 군경 계엄 유지 시도 적발”

12·3 비상계엄, ‘위로부터의 내란’ 규정
TF 징계요구 89건·수사의뢰 110건
행정부 위헌 지시 여과 제도 보완 예고

 

정부가 12·3 비상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규정하며 두 달간 진행한 전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이후에도 유지 시도와 정당화 행위가 이어진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무조정실 산하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는 약 두 달간 공직자와 군·경의 불법 행위 가담 여부를 조사한 뒤 결과를 발표했다.

 

총괄TF 단장인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12·3 불법계엄은 정부 기능 전반을 입체적으로 동원하려는 실행 계획을 가진 위로부터의 내란이었다”고 밝혔다.

 

윤 실장은 “권력의 정점에서 시작된 판단과 지시가 군과 경찰은 물론 관련 기능을 보유한 여러 기관으로 전달돼 헌정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이 실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가 12월 4일 새벽 1시 계엄 해제를 의결한 이후에도 이를 유지하려는 시도와 해제 이후 정당화 행위가 다수 확인됐다”며 “사전 기획된 실행 계획이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TF는 불법계엄 선포 직후 군·경을 중심으로 이중 통제 구조가 형성됐다고 판단했다. 군과 경찰 3천600여 명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을 차단·통제하고 주요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협조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사·출입국 통제·구금·시설관리·방송홍보·외교 등 각 중앙행정기관의 기능이 계엄 성공을 위해 실제 작동했거나 지시 이행을 준비한 정황도 파악됐다고 짚었다.

 

교정 행정 부서에는 구금 시설 여유 능력을 파악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총리실 등 비상계획 담당 부서는 행정기관 청사 출입 차단 조치를 시행했다고 전했다.

 

또 국가안보실이 계엄 직후 대통령의 정당화 메시지를 주요 국가에 발송하도록 외교부에 지시한 사례, 행정안전부 장관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전달된 사례도 언급됐다. 해양경찰청 소속 공무원이 계엄사령부에 인력 지원과 총기 불출, 유치장 개방을 주장한 사례도 조사 결과에 포함됐다.

 

다만 군·경을 제외한 47개 중앙행정기관은 사전에 불법계엄을 인지하지 못했고, 경찰 역시 기획 단계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10개 기관 고위 공직자를 중심으로 징계 요구 89건, 주의·경고 82건, 수사 의뢰 110건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다.

 

군이 징계요구 48건, 주의·경고 75건, 수사의뢰 108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찰은 징계요구 22건, 주의·경고 6건이었다. 외교부는 징계요구 3건, 수사의뢰 2건으로 집계됐다.

 

수사의뢰에는 형사법 위반 의심이 명백한 경우뿐 아니라 협조 부족으로 수사를 통해 사실 확인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내란전담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수사 위주의 조치를 이어갈 방침이다.


윤 실장은 “의사결정권을 가진 고위 공직자들이 하달된 지시를 우선 이행하거나 소극적으로 지연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며 “개별 지시의 파편적 이행이 결국 내란 완성에 기여할 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헌·위법 지시가 국가 운영 과정에서 그대로 이행되거나 방조되지 않도록 제도와 행정 전반을 근본적으로 점검·보완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편 조사 과정에서는 일부 저항 사례도 확인됐다. 한 경찰 공무원은 내부망에 계엄 포고령에 따르지 말고 국회를 지켜야 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외교부 공무원들이 지시를 지연하거나 제한적으로 이행했으며, 서울경찰청이 국회 차단 해제를 건의해 30여 분간 통제가 해제된 사례도 조사 결과에 포함됐다.

 

헌법존중TF는 지난해 11월 11일 김민석 국무총리의 제안으로 구성됐으며, 기관별 조사는 지난달 16일 마무리됐다. 총리실은 이후 조사 내용을 취합·정리해 이날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