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와 사별 후 홀로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가던 일원(가명)씨. 아들은 평소 술과 도박에 빠져 아버지의 재산을 탕진해 왔고, 그 충격으로 일원씨는 결국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다. 아들은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한 이후에도 병실을 한 번도 찾지 않은 채 도박에만 몰두했다. 반면 딸은 곁을 지켰고, 일원씨는 병실에서 ‘전 재산을 딸에게 물려주겠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겼다. 그러나 아들은 일원씨의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노름을 했고, 결국 집은 압류됐다. 그 충격 속에서 일원씨는 합병증을 얻어 병실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아들은 유류분 반환청구를 통해 자신의 상속 몫을 받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PD: 아버지를 쓰러지게 하고 병간호 한 번 하지 않았던 아들이 유류분을 달라며 소송을 하겠다고 합니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상황인데요. 이번 사건의 쟁점은 결국 유류분이죠?
박변: 네, 유류분은 망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배우자나 자녀 등 상속인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상속 비율입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특정 상속인에게 재산을 증여해 다른 상속인의 몫이 침해된 경우, 그 침해된 부분을 반환 청구하는 제도입니다.
PD: 그리고 조사를 해보니 일원씨가 생전에 딸에게 땅과 건물을 증여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현재 시가가 약 10억원이라고 하는데요. 오빠가 유류분 소송을 걸어올 경우 이 재산을 뺏길 우려가 있다는 거죠.
박변: 네, 상속인이라면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지만, 법적으로는 권리가 인정되는 구조였습니다.
PD: 그런데 이 아들은 병간호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손해를 끼쳤습니다. 이런 ‘패륜 상속인’도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는 게 맞느냐는 논란이 있었죠.
박변: 그 부분 때문에 헌법재판소에서 2024년도 유류분 상속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민법 제1112조 일부 호에 대한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간 민법은 유류분 상실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았는데, 피상속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신체적·정신적으로 학대한 상속인까지 일률적으로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PD: 그렇다면 오빠가 유류분 청구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법적으로 다투어 볼 여지가 있겠군요. 그럼 하나 더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병실에서 “전 재산을 딸에게 준다”는 메모를 남겼는데, 이건 유언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까?
박변: 자필증서유언은 전문, 연월일, 주소, 성명, 날인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단순히 재산을 준다는 취지의 메모만으로는 법이 정한 형식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결국 유류분 다툼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PD: 얼마 전 패륜 상속인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박변: 맞습니다. 국회에서 패륜 상속인의 상속권과 유류분 반환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속권 상실 대상 범위가 직계비속과 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으로 확대되었으며, 피상속인에 대한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이 인정될 경우 상속권 및 유류분 반환청구가 제한됩니다. 따라서 향후 상속이 개시되는 유사 사례부터는 개정된 법이 적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