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배우자를 업소 종업원으로 취업시킨 뒤 위법 사항을 수집해 업소 주인을 협박하고 금품을 받아낸 7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김병주)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산 기장군 일대 영세 상인들을 상대로 협박을 반복하며 약 3500만원을 받아낸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수법으로 다른 상인들을 상대로 1억여 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했으나 실제 갈취로 이어지지 않은 미수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베트남 국적의 배우자를 식당 등 업소에 취업시키고 건축법이나 근로기준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장면을 촬영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업주와 마찰이 발생하도록 유도한 뒤 확보한 자료를 근거로 행정기관에 신고하겠다고 압박하며 금전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A씨가 업주들에게 한 ‘신고하겠다’는 고지가 공갈죄에서 말하는 협박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신고나 민원 제기 자체는 원칙적으로 적법한 권리행사에 해당한다.
다만 대법원은 공갈죄의 협박을 상대방의 의사결정 자유를 제한하거나 현실적인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대법원 2010도13774). 고지 내용이 반드시 불법일 필요는 없으며, 행정 신고나 고발과 같은 적법한 조치라 하더라도 이를 이용해 금품 교부를 요구할 경우 공갈죄상 협박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업소의 법규 위반 가능성을 확보한 뒤 신고로 인한 영업정지나 처벌 위험을 암시하며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도 이처럼 신고를 해악으로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공갈죄 성립이 인정될 수 있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A씨는 실제 신고를 진행한 뒤에도 사건을 담당한 공무원과 경찰관을 상대로 감찰 민원을 제기하거나 지역 언론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인 압박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신의 범행이 수사 대상에 오르자 관련 자료를 제출한 피해자들에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도 인정됐다.
A씨는 “미수 범행 부분에 대해 금품을 요구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신고 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언급했을 뿐 갈취 목적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공갈 미수 혐의 일부에 대해서는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범행이 반복된 점을 고려할 때 책임이 무겁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상당수 범행을 인정했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으며 추가 변제를 약속한 사정은 참작했다”면서도 “수년에 걸쳐 악의적인 범행이 이어졌고 다수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