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숙박업 알고도 오피스텔 임대한 임대사업자…대법 “취득세 감면 취소 가능”

임대사업자가 인식하고 용인했다면 책임 인정

 

2020년대 들어 오피스텔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뒤 숙박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취득세 감면을 둘러싼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임차인이 불법 숙박업을 하더라도 임대사업자가 이를 알면서 임대한 경우라면 취득세 감면을 취소하고 세금을 추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임대사업자 A씨가 부산 수영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취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9년 부산 수영구 소재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뒤 임차인들에게 해당 오피스텔을 임대했다. 그러나 임차인들은 이 오피스텔에 전입하지 않은 채 숙박공유 플랫폼을 통해 미신고 숙박업을 운영하다 적발됐다. 한 임차인은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으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았고, 다른 임차인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에 수영구청은 해당 오피스텔이 임대 의무기간 중 주거 외 용도로 사용됐다고 보고 분양 당시 감면됐던 취득세와 지방교육세·농어촌특별세 등 약 1880만원을 추징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납세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임대주택을 임차한 임차인이 실제로 이를 주거 용도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까지 취득세를 추징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임대 외 용도로 사용’의 주체를 임차인까지 확대하는 것”이라며 “이는 법규 문언의 해석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확장 해석으로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은 임대사업자가 임차인의 불법 숙박업 운영 사실을 알면서도 임대한 경우라면 임대사업자가 임대 외 용도로 사용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해당 건물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며 관리인 역할도 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건물 내 오피스텔을 이용한 미신고 숙박업 운영 실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사건 진술과 증언 등을 종합하면 A씨가 과거 해당 오피스텔에서 직접 미신고 숙박업을 운영했거나 숙박업 목적의 임대차 계약을 중개한 정황도 인정된다”며 “이러한 사정을 종합할 때 A씨가 임차인들이 실제로 숙박업을 영위할 것을 알면서 임대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과세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임대주택 취득세 감면 제도의 취지와 관련 규정을 종합하면 감면 혜택은 주거용 임대를 전제로 한다”며 “임대사업자가 임대 의무기간 내 해당 오피스텔이 주거용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 임대한 경우에는 임대사업자가 스스로 주거 외 용도로 사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임차인이 직접 주거 외 용도로 사용했더라도 임대사업자가 그 사실을 인식하면서 용인했다면 해당 오피스텔이 주거 외 용도로 사용된 데에는 임대사업자의 책임이 있다”며 “이는 추징 규정 적용 단계에서는 임대사업자 자신의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