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과 공모해 택배 물류센터에서 배송 물품을 수십 차례 빼돌린 30대 직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청주지방법원 형사3단독 지윤섭 부장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30대)에게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보호관찰을 명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부과했다.
A씨는 청주 지역의 한 택배 물류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동료 직원들과 공모해 배송 물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에 따르면 그는 2024년 11월 함께 근무하던 B씨와 바코드 스캔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배송 물품을 빼돌리기로 계획했다. 이후 2025년 1월 새로 근무하게 된 C씨에게도 범행을 제안해 가담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025년 2월 3일 시가 155만원 상당의 휴대전화가 담긴 택배의 바코드를 처리하지 않은 채 배송 목록에서 누락시키는 방식으로 물품을 반출했다. 해당 물품은 배송 차량에 실려 물류센터 밖으로 반출됐다.
수법은 단순했다. 일부 물품의 바코드를 스캔하지 않거나 아예 바코드를 부착하지 않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이들은 2025년 2월부터 5월까지 총 127차례에 걸쳐 약 1억22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택배 물류 현장에서 직원이 물품을 취급하다 이를 빼돌린 경우 절도인지 업무상횡령인지가 문제 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업무상횡령은 타인의 재물을 위탁받아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이를 임의로 처분할 때 성립한다. 반면 절도는 타인이 점유하는 재물을 몰래 가져가 점유를 침탈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법원은 이와 같은 사안에서 직원이 회사의 지시와 관리 체계 아래 물품을 취급하는 경우 독립적인 보관자가 아니라 점유보조자에 해당한다고 본다. 이 경우 물품의 점유는 회사에 있고 직원이 이를 몰래 반출했다면 회사의 점유를 침탈한 절도죄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판례에서도 이 같은 기준이 적용된 바 있다. 2018년 춘천지방법원은 물류 업무를 수행하던 직원이 물품을 빼돌린 사건에서 직원이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물품을 취급하는 점유보조자에 해당한다며 절도죄 성립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도 공모 관계와 범행 방식 등을 종합해 절도 범행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횟수가 많고 피해 금액이 1억원을 넘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공범들과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도 불리한 사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 자수서를 제출했고 피해액을 변제했으며 피해자 측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밝힌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사건에서 직원의 법적 지위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된다고 보고 있다.
JM파트너스 정재민 변호사는 “물류센터 직원이 물품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이를 빼돌린 경우 직원이 물품을 독립적으로 보관하는 지위인지, 아니면 회사의 관리 아래 단순히 취급하는 점유보조자인지에 따라 죄명이 달라질 수 있다”며 “회사 관리 체계 아래에서 물품을 몰래 반출했다면 법원은 일반적으로 절도죄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