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건을 계기로 교정시설 수용자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하는 ‘출정조사’ 관행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교도관이 수용자를 호송해 검사실에서 조사받도록 하는 구조가 인권 침해와 수사 공정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부지사 측은 지난 14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과 관련해 소주병 시연을 요청했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국회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청문회에 출석해 “검찰이 허위 진술을 강요하고 조서도 허위로 작성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해당 사안은 교정시설 수용자를 검사실로 불러 조사하는 방식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출정조사 관행 전반으로 논란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경찰은 방문 검찰은 출석…조사 방식 형평성 논란
출정조사는 구속 피의자나 수형자를 교정시설 밖으로 데려와 검찰청에서 조사하는 것이다. 조사 시에는 교정기관이 호송과 계호를 맡고 검찰이 조사를 진행하며, 오랜 기간 관행적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수용자 조사 시 경찰은 교정시설을 직접 방문하는 반면 검찰은 검사실 출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일각에서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정공무원의 업무 부담도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교정시설에서는 교정직원 3명이 6개 수용동을 관리할 정도로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출정 인원 증가는 안전 관리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
실제 출정 과정에서도 수용자가 장시간 대기하거나 반복적으로 소환되고 있다. 일부 수용자는 수백 차례 검사실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수사에 깊이 관여하거나 수사 정보를 활용해 추가 범죄를 저지른 사례도 확인됐다.
이 같은 문제는 이미 제도 개선 권고로 이어진 바 있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2020년 출정조사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권고했다. 당시 경찰이 교정시설을 직접 방문해 조사한 횟수는 약 5만4000건에 달했지만 검찰의 방문 조사는 35건에 그쳤다.
반면 같은 해 서울·경기권 구치소 5곳에서 이뤄진 검찰 출정조사는 1만7000여 건에 달했다.
또 2014년부터 최근 5년간 검찰청에 10회 이상 출석한 수용자는 826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0회 이상 출석한 사례도 11명에 달한다.
위원회는 수용자의 인권과 방어권 보장을 위해 검찰 조사를 원칙적으로 교정시설 방문이나 원격화상 방식으로 진행하고, 검사실 출석조사는 예외적으로만 허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피의자 신분일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출석조사를 인정하고, 참고인 조사는 교정시설 내에서 진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출정조사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법무부에 따르면 수용자의 검찰청 출석 건수는 2020년 이후에도 연간 4만건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올해 1월 국회에서는 검사가 수용자를 조사할 경우 교정시설을 직접 방문하도록 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법무부 장관 승인을 받아 출석조사를 하도록 허용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발의 의원들은 출정조사가 밀실 조사와 조작 수사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어 술파티’ 의혹 역시 이러한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중수청 출범 변수…조사 방식 전환 가능성
향후 수사기관 개편도 변수로 꼽힌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이 신설될 경우 수사 기능이 행정안전부 산하로 재편되면서 교정당국과 지휘 체계가 분리된다.
이 경우 중수청도 경찰과 같이 교정시설 방문 중심의 조사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가수사본부 수사구조개혁단 소속 곽문준 경정은 “수사기관 개편이 이뤄지면 중수청은 본래 수사기관으로서 직접 방문 조사를 원칙으로 하게 될 것”이라며 “구속 사건 등 일부를 제외하면 검사실 출석조사는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소청이 직접 보완수사권을 일정 부분 유지할 경우에도 공소시효 임박 사건이나 구속 사건 등 예외적 상황에 한해 제한적으로 출정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현행과 같은 광범위한 방식은 유지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 교정당국 관계자는 “출정 인원이 줄어들면 인력 운영 여건이 개선되고 시설 안전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출정 업무에 투입되던 인력을 시설 관리나 수용자 관리에 집중할 수 있어 전반적인 운영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교정시설 내 조사 공간 확보 문제는 과제로 남아 있다.
검찰개혁을 주도했던 황운하 의원은 “오랜 기간 출정조사를 두고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실질적인 변화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며 “교정시설 내 조사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회 차원의 예산 지원을 통해 제도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