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거점으로 대규모 마약 밀매 조직을 꾸려 국내에 유통한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이은혜)는 2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2)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약 14억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7월까지 태국 현지에서 조직한 밀수 조직원들과 공모해 마약류를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A씨가 밀반입한 물량은 케타민 약 17kg, 엑스터시(MDMA) 1100정, 코카인 300g에 달한다. 케타민은 약 6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해외에서 마약류를 들여오는 행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수입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 케타민과 엑스터시는 향정신성의약품, 코카인은 마약으로 분류된다.
허가 없이 수입할 경우 원칙적으로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영리 목적이나 조직적 범행이 인정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으로 가중된다.
대량 밀수 사건에서는 마약류의 ‘가액’이 양형 판단에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시가가 5000만 원 이상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은 서울 강남 일대 클럽 등으로 유통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24년 11월 태국에서 검거된 뒤 2025년 4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재판을 받아왔다.
앞서 춘천지법 영월지원으로부터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A씨는 유사한 혐의로 추가 기소되어 올해 3월 춘천지법에서 징역 6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A씨는 검찰이 사건을 나눠 기소한 이른바 ‘쪼개기 기소’로 인해 양형상 불이익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범행 초기에는 조직적 범행이 아니었고 수사 과정에서 적극 협조했다는 점도 들어 감형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조직 내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며 범행을 주도했다”며 “범죄 규모와 사회적 해악을 고려할 때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와 수사 협조 등을 일부 참작해 형량을 20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마약 범죄의 경우 범행에 사용된 물건이나 수익은 원칙적으로 몰수 대상이며, 몰수가 불가능할 경우 그 가액을 추징한다. A씨에게 약 14억 원의 추징이 명령된 것도 이 같은 법리에 따른 것이다.
수사기관은 밀수 조직과 유통 조직, 투약자 등 총 27명을 검거해 재판에 넘겼다. 이들에 대해서는 징역 4년에서 12년 사이의 형이 확정됐다.
법무법인 안팍 안지성 변호사는 “해외에서 조직적으로 마약을 들여와 유통한 사건은 단순 투약이나 소지와는 다른 공급형 범죄로 평가된다”며 “대량 밀수와 고액 가액이 인정되면 법정형이 크게 높아져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협조나 자백이 일부 반영되더라도 범행 규모와 조직성, 사회적 파장이 크면 감형 폭에는 한계가 있다”며 “국제 밀수형 마약 범죄에 대해 엄중한 처벌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