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악화로 고용 유지 조치 기간 중 휴직해야 할 근로자가 근무한 경우, 해당 일수뿐 아니라 전체 고용 유지 지원금을 부정수급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영화관 운영사 A사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강원지청을 상대로 낸 고용 유지 지원금 반환 명령 처분 취소 소송에서 1·2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 돌려보냈다. A 사는 강원도 춘천에서 영화관을 운영하다 2020년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자 근로자 전원에 대한 휴직 계획을 신고하고 총 3,024만 원의 고용 유지 지원금을 받았다. 그러나 고용노동청은 ‘고용 유지 조치 기간 중 휴직 대상 근로자가 사업장에 출근·근로하는 등 계획과 다르게 부정하게 고용 유지 지원금을 수급했다’면서 1,910만여 원의 부정수급액 반환을 명령하고 3,820만여 원의 추가 징수 처분을 내렸다. 1·2심은 일부 근로자가 휴직 기간 중 출근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근무한 기간에 해당하는 부분만 부정수급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실제 근로일수에 해당하는 부분 뿐만 아니라 A 사가 받은 고용 유지 지원금 전체를 부정수급으로 봐야 한다면서 파
최근 진행한 상담 중 쉽게 잊히지 않는 사건이 있다. 상담자는 항소심에서 거액의 합의금을 마련해 피해자 대다수와 합의를 했다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누구나 집행유예까진 몰라도 적어도 감형은 될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고 한다.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합의를 했어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라며 항소를 기각했다는 것이다. 상담자는 상고를 해서라도 결과를 바꿀 수 없겠냐고 했는데, 가능성이 높지 않기에 기대하시는 답변을 드리지 못했다. 변호인 접견실을 나오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대다수 피해자와 합의를 했음에도, 단 1일의 감형도 허락되지 않은 이 판결 앞에서 한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이것이 정의로운 판결인가?” 요즘은 사회 전반에 걸쳐 ‘엄벌주의’가 하나의 시대정신처럼 자리 잡고 있다. 범죄 뉴스가 보도되기만 하면 댓들 창에는 빠짐없이 “무조건 세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을 잇는다. 언론도 분위기를 부추긴다. ‘합의로 형량을 줄이는 시대는 지났다’, ‘공탁으로 감형받는건 안 된다’는 식의 논조가 공공연히 소비된다. 이러한 기류는 이제, 실제 판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탁’만 했
자신의 아들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8세 치매 노인에게 검찰이 징역 24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오창섭)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88)에게 징역 24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고, 보호관찰 명령도 함께 청구했다. 검찰은 “사안이 중대하고,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재범 위험성도 존재한다”며 보호관찰 필요성을 강조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6시 40분경, 경기 양주시 고암동 자택에서 60대 장남 B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쓰러진 B 씨를 발견한 A씨의 아내는 즉시 둘째 아들 C 씨에게 연락했고, C 씨는 집 내부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한 후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구조대는 CPR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B씨는 끝내 숨졌다. B 씨는 사건 발생 약 1년 전부터 부모 집에서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찌른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가능성도 있다”며 “고령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캐나다 밴쿠버 신축 아파트 사업에 사용하겠다며 102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건설 시행사 대표가 국내로 강제 송환돼 범행 20년 만에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 11일 캐나다 밴쿠버 신축 아파트 사업에 투자하겠다며 102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된 건설 시행사 대표 정모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정 씨가 2005년 또는 2006년 무렵에 범행을 저질렀으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 “피해자가 정 씨를 출국 직후 고소했고, 정 씨가 캐나다 출국 이후 입국하지 않다가 범죄인도절차를 통해서야 강제 송환된 사실, 가족들은 캐나다 출국 이후에도 수시로 국내에 입국했으나 정 씨는 입국하지 않은 점, 특히 캐나다 출국 전 피해자에게 사기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시인서를 교부한 사실 등을 종합하면 공소시효는 캐나다에 출국해 있는 기간 동안 중단됐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배척했다. 또한 정 씨가 사기와 편취의 고의, 기망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두고는 “당시 정 씨가 피해자에게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다’, ‘위험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말한 점에 비춰 미
Q. 안녕하세요, ○○구치소 수감중인 000입니다. 1심에서 징역 ○○월을 선고받은 다음 항소하였고, 추가 건은 없습니다. 구속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월의 형기를 다 채우게 되어 항소심에서 구속취소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판사님이 “지금 재판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속취소 결정을 해줄 수 없다”라고 말하며 구속취소를 불허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나가기 위해 구속취소 외에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 구 A. 안녕하세요. 담장너머우체부 이완석 변호사입니다. 귀하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어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다 보니 미결구금 기간만으로도 1심 선고형을 다 채우게 되어 항소심 재판부에 항소심 선고 전 구속취소 신청을 하였지만 재판부가 구속취소를 불허하여 적절한 법적 대응방안을 문의하고 있습니다. 먼저 미결구금에 관한 판례 태도를 살펴본 다음, 구속취소 불허 시 가능한 대응방법이 무엇인지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미결구금의 의미와 평가미결구금이란 공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피고인 또는 피의자를 구금하는
이번 ‘법.알.못 상담소’ 코너에서는 수사 단계에 있는 피의자분들로부터 많이 받는 질문에 대한 답변 위주로 구성해보려 합니다. 구치소에 계신 분들 중에는 사건이 이미 재판으로 넘어간 경우도 있지만, 이제 막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경찰조사를 마치고 검찰 조사를 앞둔 분들, 또는 아직 받고 계신 분도 많습니다. “내가 왜 구속된 건가요?”, “조사받을 때 진술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처럼 막막한 질문에 대해, 수사기관이나 영장판사는 알려주지 않는 ‘진짜 이유’와 ‘팁(TIP)’에 대해 이번 글에서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수사 절차에 대한 불안과 궁금함을 느끼시는 분들께, 이 글이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저는 얼마 전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이 발부되어 구치소로 오게 되었습니다.구속영장이 청구된 형사사건에서, 영장이 기각될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A.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것은 당연히 ‘구속 여부’에 대한 것입니다.이와 관련해 검찰청에서는 「구속영장 청구 및 발부, 기각현황」을 정리하여 공개하고 있는데요. 실제 수치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작년 2024년 한 해 통계를 보면, 총 21,469건에 대해 구속영
조국혁신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사면·복권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은 조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검찰권력의 표적 수사로 희생된 대표적 인물이라며, 탄핵된 윤 전 대통령 체제의 부당함을 바로잡는 차원에서라도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2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한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민주당 일부에서 '정권 초기에 사면을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라는 의견을 내는 건 이해 되지만 제가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조국 대표는 곧 사면 복권되겠죠'였다"며 "이는 국민들의 일반적인 기대 심리로 보인다"고 했다. 황 의원은 특히 민주당 정성호·박지원 의원의 사면 필요성 언급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정 의원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가족 모두가 과도한 불이익을 받았다’고 했다”며 사면 여론이 여권 일부에서도 형성되고 있다고 시사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집권 과정은 조국 당시 장관에 대한 표적수사와 가족 사냥에서 시작됐다”면서 “이는 연성 쿠데타에 가까운 권력행사로 피해를 본 사람에 대해 사면 복권하는 것이 순리가 아니냐"고 주
세상에 한분 밖에 없는 우리 엄마께 엄마, 하고 마음을 담아 목청껏 불러봅니다.엄마, 제 목소리 지금 들리시나요. 유행가처럼 늘~ 부르던 엄마. 배고플 때 밥 달라고 “엄마”하고 부르고학교 갈 때 “엄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집에 오면 “엄마, 다녀왔습니다”내가 아쉬울 때 애교 부리면서 “엄마” 60년을 넘게 입에 달고 부르던 나의 노래 “엄마”지금은 부를 수가 없네. 우리 엄마는 나에게 수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셨지요. 내가 세상의 빛을 보기 전에는 태내에서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으며 세상의 언어를 배웠고,세상의 빛을 보면서는 엄마는 나에게 젖가슴을 내밀려 나에게 초유를 주시며,엄마와 나의 첫 인연을 가족의 끈으로 만들어주셨습니다. 엄마가 숨을 쉬면 내가 숨 쉬는 것이고,엄마가 웃고 있으면 내가 웃고 있고...그런데 왜 엄마의 아픔과 슬픔은 대신하지 못할까? 참 아쉽다. 이제는 우리 엄마가 늙어가는 모습만 바라보면서 수많은 기억들을 돌이켜봅니다. 엄마에 대한 감사, 사랑, 배려 이런 단어들은 영원히 내 곁을 떠나지는 못할 것입니다.이 시간이 지나고 조금 더 지나면 수십 년, 수백 년이 흐른 뒤에엄마에 대한 나의 사랑이 영원히 길이 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움과 귀여움의 차이 아무 데서나 방귀 뀌기, 반찬 많이 먹기, 화장실 나오면서 슬리퍼 아무 데나 벗어 던지기, 3옥타브로 코 골기 등등. 같이 지내는 어떤 인간의 만행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디서 이런 인간이 혜성처럼 나타나서 내 수명을 갉아먹는 건지, 하… 그래 이것이 감옥이지, 이 또한 치러야 할 내 죗값에 패키지로 포함된 것이라 여기며 매일을 정신승리 갱신을 하던 10여 년 전이 떠오른다. 사람이 싫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밉게 보였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싫은 것은 매 순간 인상을 쓰고 다니는 그 사람의 면상이었다. 저 양반 왜 저래? 뭘 잘했다고 저렇게 인상을 구기고 다녀? 쎄보이려고 저러나? 별생각 다하며 그 사람에 대한 미움이 커져 갈 무렵, 어느 날 접견장 대기실에서 그 인간과 딱 마주친 것이다. 서로가 비호감임을 인지해 온 시간의 무게만큼 대기실의 적막감은 무척이나 무거웠다. “000번, 스마트 2호 접견실로 들어가세요.” 구세주 같은 직원의 방송이 나오자, 그 사람이 먼저 접견실로 향했다. 잠시 후, “하하하, 우웅~ 구래구래~ 우리 딸내미 아이스크림이 그렇게 맛있쪘져?” 접견실 문 너머로 그 사람의 대화 소리가 새어 나왔
Q. 안녕하세요. 00구치소에 수감 중인 수형자입니다. 재판과 관련하여 궁금한 게 몇 가지 있어 편지 드립니다. 저는 얼마 전 1심이 끝났고 어느 정도 피해 회복을 했음에도 구형 그대로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판결문 내용 중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 재판열람을 통해 사건 기록을 확인해보니, 경찰 수사관이 피해 변제할 테니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말한 것조차 조건을 달아서 취하서를 받았다는 식으로 안 좋게 써놓았는데 항소심에서 이런 부분을 반박하여 변론을 하면 감형에 도움이 될는지요? 그리고 변호인이 저와 상의도 없이 의견서에 범행수익을 피해회복을 위해 돌려주었다고 적어놨는데, 마치 돌려막기를 한 것처럼 써놓았습니다. 판결문에도 그렇게 기재되어 있습니다. 변호인 혼자의 판단으로 쓴 의견서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는 걸 항소심에서 어떻게 피력해야 하나요? 또 피해자가 쓴 엄벌탄원서 중에 제가 마치 몇 년 살고 나오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거짓으로 써놓았는데 항소심에서 거짓 내용에 대해 반박을 한다면 도움이 될까요? A. 안녕하세요.귀하께서 지적하신 경찰 수사관의 진술 부분, 변호인의 의견서 내용, 그리고 피해자의 탄원서 중 허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