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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그 사건

    '악의 대물림'... 부친 폭력에 시달린 딸이 아동학대로 조카 살해

    2021년 6월 8일 수원지방법원에서 한 재판이 열렸다. 피고인은 안모씨(여)와 이모씨. 두 사람은 부부로 10살이었던 김양을 학대해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김양은 안씨의 친 조카로, 언니의 부탁으로 부부가 양육 중이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13건의 영상을 공개했다. 1월 중순부터 김양이 숨진 2월 8일까지 부부의 휴대전화와 집에 있던 감시 카메라에 찍힌 것들이었다. 영상 속엔 아이가 옷을 모두 벗은 채 빨래하고 있는 모습, 불이 꺼진 거실에서 양팔을 들고 있는 모습 등이 담겼고 아이의 온몸엔 시퍼런 멍 자국이 선명했다. 어느 날에는 이모의 다그침에 개의 대변을 먹기까지 했다. 마지막 녹화 시점은 2월 8일, 거실을 걷던 아이가 바닥에 그대로 고꾸라진다. 이 영상을 마지막으로 아이는 사망했다. 가해 부부는 쓰러진 아이를 빨랫줄로 묶어 물이 담긴 욕조에 머리를 수차례 넣는 물고문을 가했다. 이후 아이의 반응이 없자 119에 ‘조카가 욕조에 빠져 기절했다’는 취지의 신고를 했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아이의 몸에 다수의 멍 자국을 발견해 경찰 측에 알리면서 범행이 드러났다. 김양의 부검 결과 이미 이전에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였던 것으로 나왔다. 사인은 다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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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그 사건

    가장 안전해 보이는 얼굴..그 안에 숨은 두 얼굴의 연쇄살인마

    사람은 때로, 가장 안전해 보이는 얼굴에 속는다. 말끔한 옷차림, 넉살 좋은 말투에 경계심을 무너뜨리고 그 틈으로 폭력이 파고들었다. 연쇄살인마로 알려진 그는 흉측한 괴물의 얼굴이 아니라 흔히 “호감형”이라 불리는 인상으로 피해자들에게 다가갔다. 2005년 10월 30일 새벽, 경기도 안산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가 불길을 잡았지만 안방에서는 노모와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작은방에서 어린 아들과 함께 자고 있던 남편 강호순은 연기에 눈을 떠 방범창을 뜯고 탈출했다. 이상한 점은 안방은 크게 탔지만 강씨가 있던 방은 비교적 온전했고 부상도 크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내와 장모가 있던 방을 향해 ‘사람이 있다’는 외침이나 구조 시도가 뚜렷하지 않았다. 검찰은 강씨와 관련해 과거에도 보험금을 둘러싼 화재 사고가 반복됐다는 정황을 확인했고 사망보험을 집중적으로 가입한 시점과 방식도 들여다봤다. 장례 직후 강씨가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사망보험금 규모를 확인하는 녹취까지 확보됐다. 불길 속에서 숨진 두 사람의 죽음이 ‘사고’가 아니라 ‘방화’였다는 결론으로 사건은 흘러갔다. 그리고 그 이름은 훗날 경기 서남부를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살인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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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그 사건

    게임에서 만난 여성이 차단하자 … 세 모녀 살해로 이어져

    2021년 3월 서울 노원구에서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여성을 집요하게 스토킹하던 20대 남성이 피해자와 가족 등 3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김모씨(당시 25세)로, 피해자인 A씨(당시 25세)와 어머니, 여동생 등 세 모녀가 희생됐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던 김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군 복무를 마쳤지만 일정한 직업 없이 PC방을 전전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범죄 전력도 확인됐다. 김씨는 2015년 성적 욕설, 2019년 공중화장실 관련 범행, 2020년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음성 메시지 전송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가운데에는 발신번호 표시 제한 전화를 이용해 괴성을 내는 스토킹 행위도 포함돼 있었다. 김씨는 2020년 11월쯤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통해 A씨를 알게 됐다. 게임과 채팅을 통해 연락을 이어가다 2021년 1월 초 PC방에서 처음 대면했고, 이후 두 차례 더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마지막 만남에서 김씨가 다른 남성과 다툼을 벌이면서 갈등이 커졌고, 이후 A씨와 지인들은 김씨를 차단했다. 오프라인 만남은 총 세 차례에 그쳤다. 관계가 끊긴 이후에도 김씨의 접근은 멈추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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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그 사건

    “일본을 히로뽕으로 망하게 하겠다”… 1970년대 마약왕 이황순

    1975년 부산 민락동 언덕 위 ‘학산별장’ 정원에는 장미가 가득했고, 독일산 셰퍼드 5마리가 집을 지켰다. 마을과는 단절된 채 오직 “수도검침원만 드나든다”는 소문만 돌았다. 그 집 주인은 훗날 신문 지면을 뒤덮은 이름, 히로뽕 밀조 조직 두목 이황순이었다. 이황순은 충북의 한 대학교에 입학한 뒤 공부에 뜻을 두지 않고 대학을 중퇴한 뒤 부산으로 향했다. 그가 택한 길은 조직폭력배였다. 폭력조직 ‘칠성파’에 가입한 그는 1960~70년대 부산 지하세계가 ‘밀수’로 호황을 누리던 시기에 자연스럽게 밀수에 손을 댔다. 당시 부산은 대마도와 거리가 가까웠고, 일본산 물품이 귀하던 시절이라 국제시장 등을 중심으로 밀수품 거래가 일상처럼 벌어졌다. 이황순은 소형 밀수선이 아닌 합법 무역선을 활용한 대형 밀수에 나섰다. 해상 운반책, 양륙책, 감시책, 육상 운반책, 보관책, 자금책으로 역할을 세분화해 조직을 체계화했다. 그러나 정부가 밀수를 ‘5대 사회악’으로 규정하며 단속에 나선 결과, 1972년 2월 그는 결국 검거돼 징역 4년과 벌금 1400만원을 선고받고 마산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러나 수감 이듬해인 1973년 폐결핵 진단을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받고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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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때 그 사건

    1990년 낙동강변 살인사건 … 고문 자백과 무기징역, 그리고 21년 만의 무죄

    1990년 1월 4일 새벽 부산 낙동강변 갈대숲에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한겨울 강바람이 매서운 시간이었다. 피해자의 상의와 속옷은 위로 말려 올라가 있었고 하의는 벗겨진 상태였다. 외형만 놓고 보면 성폭력을 동반한 강력범죄 가능성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초기 수사의 출발점은 함께 있었다는 남성 A씨의 진술이었다. 그는 피해 여성과 이른바 카 데이트를 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여성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괴한 두 명이 차량 안으로 들이닥쳤고 이후 돌아온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는 설명이었다. A씨는 범인 중 한 명과 물속에서 몸싸움을 벌였고 손목을 묶고 있던 공업용 테이프가 풀리면서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범인들이 자신을 결박하려 하자 차량 트렁크에 테이프가 있다고 직접 알려줬다는 말도 했다. 이 진술은 초기 수사의 토대가 됐다. 그가 기억한 인상착의는 단순했다. 한 명은 키가 크고 다른 한 명은 작았다는 정도였다. 이는 당시 부산 엄궁동 일대에서 발생하던 연쇄 강도상해 사건의 범인 묘사와 유사했다. 언론은 이들을 이른바 엄궁동 2인조로 불렀다. 그러나 현장에는 뚜렷한 지문이나 결정적 증거는 남지 않았다. 현장에서 약 30m 떨어진 지점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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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말이면 나온다더니”… 가석방 앞둔 30대 수형자의 비극

    2006년 2월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을 앞둔 수형자 A씨는 분류심사 과정에서 뜻밖의 일을 겪었다. 형기의 상당 부분을 채운 그는 담당 교도관으로부터 다음 달 가석방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곧 위력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만다. A씨는 분류심사실에서 담당 교도관 이모씨와 단둘이 마주했다. 2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진행된 상담 도중 이씨는 가석방 가능성을 언급하며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대화는 점점 A씨의 사적인 영역으로 흘러갔다. 교도관은 “남편과 왜 별거 중이냐”, “이렇게 예쁜데 남편이 왜 바람을 피우느냐”는 등의 질문을 던졌고 분류과에서 작성하는 서류가 중요하며 잘 협조하면 가석방이 빨라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덧붙였다. 이어 이씨는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한 뒤 A씨에게 다가가 신체를 접촉했다. A씨가 저항했으나 완력으로 제압하고 추행을 이어갔다. A씨가 소리를 지르겠다고 하고 나서야 이씨는 행위를 멈췄다. 이씨는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아야 가석방이 가능하다며 입단속을 요구했다. A씨는 곧 여성 교도관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상부 보고가 이뤄졌고 이씨는 피해자 앞에서 사과했다. 그러나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

    • 이소망 기자
    • 2025-12-18 09:51
  • 자백이 전부였던 창원 택시기사 살인사건... 16년 만에 다시 법정에

    2009년 3월 25일 오전 경남 창원 명서동의 한 주택가 골목에 세워진 택시 안에서 50대 기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는 당시 58세였던 강선길 씨였다. 그는 차량 뒷좌석에 쓰러져 있었고 목 부위가 공업용 커터칼로 깊게 절단된 상태였다. 경찰은 차량 내부와 주변을 정밀 수색했지만 용의자를 특정할 뚜렷한 지문이나 DNA를 확보하지 못했다. 인근 CCTV 수백 곳을 확인했으나 택시의 정확한 이동 경로는 특정되지 않았다. 수사팀이 주목한 단서는 운행 기록이 남아 있던 타코미터였다. 분석 결과 범인은 3월 24일 밤 9시 50분쯤 시내에서 강씨의 택시에 올라 시외 지역으로 가자고 한 뒤 약 30분 후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됐다. 그해 7월 인근 지역에서 또 다른 택시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새벽 시간 흉기로 기사를 위협해 트렁크에 가둔 뒤 현금을 빼앗은 3인조가 검거됐다. 이들은 우즈베키스탄 출신 외국인들로, 경찰은 이들 가운데 19세였던 보조로브 아크말을 창원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아크말은 7월 강도 사건은 인정했지만 3월 살인 사건은 부인했다. 그러나 두 차례 조사 뒤 자백이 나왔다. 그는 명곡교 인근에서 택시에 오른 뒤

    • 이소망 기자
    • 2025-12-12 19:08
  • 화성 연쇄 살인 8차 사건, 30년 만에 드러난 오판…국가가 씌운 살인 누명

    1988년 가을 경기도 화성의 한 주택에서 벌어진 초등학생 살인 사건은 30여 년이 지난 뒤 대한민국 형사사법 시스템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 사건이 됐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가운데 하나로 분류됐던 ‘화성 8차 사건’은 진범 이춘재의 자백과 재수사를 거치며 소아마비 장애 청년에게 씌워졌던 살인 누명을 벗겨냈다. 그리고 재심 재판을 통해 법원이 스스로의 오판과 국가의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1988년 9월 15일 화성 태안읍의 한 가정집에서 자던 13세 박양이 목 압박 흔적과 성폭행 정황이 있는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방문 문고리 주변 창호지는 찢겨 있었고 경찰은 “범인이 담을 넘어 침입해 창호지를 찢고 문고리를 따 방으로 들어온 뒤 성폭행과 살해를 저지른 후 이불을 덮어놓고 도주했다”고 결론 내렸다. 현장 침구에서는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음모가 채취됐다. 경찰은 이 체모를 일본에 보내 성분 분석을 의뢰했고 일반인보다 300배 이상 많은 티타늄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수사팀은 이를 근거로 수리공과 용접공 등 금속·기계류 종사자를 중심으로 수사를 좁혔고 당시 경운기 수리센터에서 일하던 22세 청년 윤성여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윤 씨

    • 이소망 기자
    • 2025-12-07 19:11
  • “맨주먹의 낭만?”… 1975년 한국 조폭사를 갈라놓은 사보이호텔 사건

    1975년 1월 2일, 새해 벽두. 서울 한복판 명동 사보이호텔에 건장한 사내들이 정장을 차려입고 모여들었다. 2세대 폭력조직의 대표 격이자 서울 최대 조직으로 불리던 신상사파의 신년 모임이었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 출신 ‘신상사’ 신상현이 이끄는 조직은 당시 명동 일대를 사실상 장악하며 ‘건드릴 수 없는 절대 권력’으로 통했다. 그때만 해도 주먹 세계 안팎에선 “칼을 쓰지 않는 맨주먹의 낭만 시대”라는 미화가 퍼져 있었다. 하지만 사보이호텔에서 벌어진 피습 사건은 그런 환상을 한순간에 무너뜨렸다. 회칼과 방망이, 쇠파이프가 난무한 그날 이후, 한국 조폭 세계의 폭력 양상과 권력 지형은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970년대 서울 주먹판의 한 축은 명동을 근거지로 한 신상사파였다. 평양 ‘박치기’의 상징 같은 이화룡을 중심으로 세를 키운 이 조직은 명동·을지로 일대 유흥가에서 기름·얼음·술·안주 공급을 사실상 독점하며 막대한 이권을 챙겼다. 이에 맞선 또 다른 축은 광주·전주·목포·여수 등 호남 출신 건달들이 연합한 범호남파였다. 조창조→정학고→오종철→조양은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중심으로 무교동·종로·퇴계로 유흥가에 뿌리를 내린 범호남파는 점차 명동의

    • 이소망 기자
    • 2025-12-06 12:26
  • 1998년 장미비디오 여주인 살인 사건... '나는 범인이 아니다'

    1998년 1월 3일 오후 3시 10분경, 대구 남구 대명11동의 한 비디오 대여점인 ‘장미 비디오’의 30대 여주인은 여섯 살 된 막내아들에게 짜장라면을 끓여주고 있었다. 평범한 토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던 모자는 곧 들이닥칠 불행에 대해 전혀 예감하지 못했다. 잠시 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온 한 남성은 흉기를 휘둘렀고, 여주인은 13차례나 찔린 채 쓰러졌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시간 만에 숨졌다. 현장을 목격한 이는 어린 아들뿐이었다. 아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인근 상점으로 달려가 “강도가 우리 엄마를 찔렀다”라고 외쳤다. 물증 없는 살인사건…경찰 “범인 자백 받아냈다” 수사는 곧바로 시작됐지만, 사건 현장에서는 지문이나 DNA, 흉기 등 결정적 물증이 확보되지 않았다. 유일한 단서는 아이가 떠올린 “2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라는 인상착의뿐이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틀 뒤, 사건 현장 인근에서 불심검문을 받던 20세 청년 이민형씨가 체포했다. 그는 군 복무 중 탈영 상태였고, 경찰은 그가 탈영 후 대구 등지에서 여러 건의 강도·절도를 저질렀으며, 장미 비디오 가게 살인 역시 그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자신을 촬영하러 온 수많은 카메라 앞에 공개적으

    • 이소망 기자
    • 2025-11-28 17:56
  • 페스카마호의 비극…남태평양 새벽 ‘죽음의 배’가 남긴 기록

    조선족 선원, 그리고 첫 항해의 시작 약 30년 전 1996년 8월 2일 새벽, 남태평양 사모아 인근을 항해 중이던 254톤급 온두라스 참치잡이 원양어선 페스카마 15호에서 한국 해운 역사상 최악의 선상 반란 사건이 일어났다. 조선족 선원 6명이 일으킨 반란으로 총 11명이 살해당하는 참혹한 사건이였다. 1996년 6월 7일, 최씨를 선장으로 한 원양어선 ‘페스카마호’가 부산 남항을 출항했다. 선장을 포함해 한국인 7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10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페스카마호는 부산항을 출발해 8일간 항해한 끝에 괌 인근 ‘타니안 섬’에 도착했다. 이번 경유는 부산항에서 미처 조달하지 못한 물자를 보급하기 위한 목적과 함께, 목표 작업량을 달성하기 위해 추가 노동력을 확보하려는 한국인 수뇌부의 결정에 따른 것이었다. 선원을 찾는 일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최 선장은 출항 전부터 이미 회사 측에 인력 보강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건의해왔고 조선족 선원 7명이 새로 승선했다. 폭행을 멈춰달라…멈추지 않은 폭력의 일상 페스카마호의 선장 최씨에게 이번 항해는 선장으로서의 첫 출항이었다. 승선한 선원들 상당수는 경험이 부족한 초보자들이었고 최 선장 역시 숙련된 지휘 경

    • 이소망 기자
    • 2025-11-11 14:52
  • “탈옥해서 죽이겠다”… 부산 돌려차기 강간살인미수 사건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 부산 서면의 한 오피스텔 공동현관 앞, 20대 여성 김모씨는 귀가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순간 뒤따라 들어온 이모(당시 30세)씨가 갑자기 발길질로 김씨의 머리 뒤쪽을 가격했다. 이른바 ‘돌려차기’였다. 피해자는 벽면에 부딪힌 뒤 바닥에 쓰러졌다. 가해자는 쓰러진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먼저 빼앗았다. 이후 머리 부위를 향해 발길질을 이어갔다. 첫 공격이 이뤄진 뒤 피해자가 의식을 잃기까지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불과 수 초 사이에 상황이 급변했다. 이씨는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어깨에 둘러멘 채 CCTV가 닿지 않는 공간으로 이동했다. 약 7분 뒤 그는 피해자를 1층 복도에 내려둔 채 현장을 떠났다. 피해자는 입주민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고 외상성 두개 내 출혈 등 중대한 뇌손상 진단을 받았다. 발목 부위 역시 후유장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수사에 나선 부산경찰청은 주변 CCTV를 토대로 동선을 추적해 사흘 만에 부산 시내 한 숙박업소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두 사람은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로 확인됐다. 이씨는 체포 직후 피해자가 자신을 노려본 것 같아 기분이 상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

    • 이소망 기자
    • 2025-11-08 06:15
  • 짝사랑 이뤄 결혼 약속했는데 남자는 왜… 춘천 교제 살인사건

    2018년 10월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가해자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사랑하는 딸이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살해되었다는 유족의 사연이었다. 유족은 잔인하고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는 23세의 A씨, 가해자는 A씨와 교제 중이던 28세의 남성 B씨였다. A씨는 2014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소재의 K대학에 입학했다. 그리고 그해 학교 근처의 스피치 어학원에 등록해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같은 시기 B씨도 해당 어학원에 다녔다. B씨는 A씨에게 자신을 K대학 동문이라 소개하고 친밀감을 보이며 A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받았지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 그 후 4년이 흘러 A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의 한 대기업에 취업했다. 2018년 7월 어느 날, A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B씨였다. 그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회에서 인턴을 마친 뒤 춘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짝사랑해 왔는데 준비가 되지 않아 말하지 못했고, 이제는 결혼 준비가 다 되어 연락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두 사람은 곧 연인이 되었다. B씨는 A씨

    • 이소망 기자
    • 2025-11-03 10:00
  • 처자식 살해하며 “잘 가” … 아들 휴대전화에 담긴 일가족 살인 사건

    “집에 와보니 아내와 아이들이 죽어 있어요.” 2022년 10월 25일 밤 11시 30분경 한 남자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119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왔다. 남자의 신고로 구급대원과 경찰이 경기도 광명시의 한 아파트로 출동했다. 집 안에는 40대 여성 B씨와 중학생 C군(당시 15세), 초등학생 D군(당시 10세)이 피를 흘린 채 죽어있었다. 신고자인 남자는 이 집의 가장 A씨였다. 평범한 가정의 모자가 집에서 살해당했다는 소식에 사회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범인의 실체였다. 이튿날 경찰은 광명 일가족 살해사건의 범인을 긴급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바로 A씨였다. A씨가 밝힌 범행 동기는 황당했다. “8년 전부터 기억을 잃었다가 최근 되찾았다”, “나를 기계처럼 일만 시켜 화가 치밀어 그랬다”, “나는 3개의 인격을 갖고 있고 매일 바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총 15시간 분량의 음성이 담긴 휴대전화에는 A씨의 잔혹한 범행과 그날의 진실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었다. 당시 A씨는 특별한 직업 없이 1년 반을 지내오고 있었다. 그를 대신해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건 아내 B씨였고,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자 부부싸움이 자주 일어났다. 이제 막 사춘기에

    • 이소망 기자
    • 2025-10-24 19:11
  • 23년 만에 드러난 ‘제주 변호사 살인사건’… 용의자 체포에도 끝내 미제

    1999년 11월 5일 새벽, 제주 북초등학교 인근에 세워진 차량에서 한 남성이 피살된 채 발견됐다. 변호사 이승용씨였다. 그는 서울지검, 부산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하다 1992년 고향인 제주로 내려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개업 7년 만에 잔혹하게 살해당한 이 변호사의 시신에는 심장을 관통할 정도로 예리한 흉기가 사용된 흔적이 있었다. 당시 경찰은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용의자 특정에 나섰지만, 범인은 물론, 범행에 사용된 흉기도 파악하지 못했다. 1년 뒤 수사본부마저 해체되었고 이 변호사 살인 사건은 결국 미제사건으로 남게 된다. 지난 2021년, 사건이 발생한 지 무려 22년 만에 이승용 변호사 살인 사건 피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건 한 방송이었다. 앞선 2016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 변호사 살인사건을 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으로 보고 제보를 받기 시작했지만 결정적 제보가 없어 취재를 중단하기로 결정한다. 그러던 중 2019년, 캄보디아에서 체류 중이던 김모씨가 해당 사건에 대해 알고 있다며 직접 연락해 온 것이었다. 제작진을 만난 김씨는 본인이 제주 폭력 조직 유탁파 행동대원이었다고 소개하며

    • 이소망 기자
    • 2025-10-1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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