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현장은 참혹했다.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던 소방대원들이 이 사건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을 정도로 그의 범행 방식은 매우 잔인했다. 6개월 동안 검색했던 600여 종의 흉기 중 그가 선택한 건 칼날의 길이만 44㎝에 달하는 마테체. 주로 벌목을 하거나 가축의 목을 통째로 참수하는 데 쓰는 정글도였다. 그가 휘두른 칼에 피해자 두 명이 현장에서 잔혹하게 살해됐다. 일용직을 하며 여수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던 30대 장 모 씨는 평소 층간소음 문제로 윗집과 갈등을 빚어왔다. 윗집엔 치킨집을 운영하는 40대 A 씨 부부와 그들의 13살, 8살 딸까지 네 가족이 함께 살고 있었다. 부부가 밤늦게까지 치킨집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의 외조부 내외가 딸 부부가 퇴근하기 전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며 살아가던 평범한 이웃이었다. 층간소음에 대한 장 씨의 불만은 사건 발생 3~4개월 전부터 극심해졌다. 부부가 퇴근 후 집에 들어와 샤워라도 하면 “물소리가 시끄럽다”며 항의하고 청소기만 돌려도 난리를 치는 정도였다. 이웃의 증언에 의하면 A 씨의 집은 바닥에 매트를 다 깔아놓은 상황이었고 아이들도 뛰어놀 나이는 아니었다. 낮에 손녀들을 돌보던 할아버지
대법원이 '10·26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고(故)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 대한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한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이재권 부장판사 등)가 지난 2월 내린 김 전 부장에 대한 재심 개시 결정에 대해 검찰이 제기한 재항고를 이날 기각했다. 통상 대법원은 원심결정에 헌법이나 법률의 위반이 없다고 판단한 경우 상고기각 결정을 내린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사형 집행 45년 만에 서울고법에서 재심이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은 지난 2월 19일, 김 전 부장의 내란 목적 살인 등의 혐의에 대해 유족의 청구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를 결정한 바 있다. 재심 청구는 유족이 2020년 5월에 제기했으며, 결정까지는 5년이 걸렸다. 당시 재판부는 김 전 부장을 수사했던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의 폭행 및 가혹행위를 재심 사유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기록상 수사관들이 김 전 부장을 상대로 수일간 구타와 전기고문 등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이는 폭행·가혹행위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소의 기초가 된 수사에 관여한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를
2년 전 통신사 LG유플러스에서 발생했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번엔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 SK텔레콤에서 발생했다. 두 사건 모두 해킹 공격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SK텔레콤은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 공격으로 유심 등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수습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킹 공격자가 보안 수준이 높은 통신사를 해킹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의 해킹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실제로 2023년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해커어스’가 주최한 해킹대회에서 북한 대학생들이 1~4위를 휩쓸었을 정도다. 1,700여 명의 참가자 중 1위를 차지한 학생은 김책공업대학 재학생으로 800점 만점을 받았다. 2위는 김일성종합대학 학생, 3위와 4위도 김책공업대학 학생들이었다. 북한은 강력한 해킹 기술력을 앞세워 가상화폐 자금을 탈취하는 것은 물론 세계 각지에 사이버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인터넷 이용률이 세계 최하위 수준인 북한에서 어떻게 이런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북한은 1980년대 후반부터 군 총참모부 산하 김일자동화대학에서 사이버
공무원 합격 전에 저지른 성범죄 전력으로 인해 임용이 취소된 후보자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이주영)는 최근 외교부 9급 공무원 경력채용에 합격한 A 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자격상실 및 미임용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 씨는 2023년 8월 외교부 채용시험에 최종 합격해 채용후보자로 등록됐지만, 이후 과거 성범죄 전과가 드러나 같은 해 11월 후보자 자격을 잃고 미임용됐다. A 씨는 2016년 미성년자 대상 강제추행미수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22년에는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로 벌금 70만 원을 확정받은 전력이 있다. 외교부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의 중대성과 최근까지 이어진 동종 범죄 등을 고려할 때 A 씨가 공무원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한 정도라고 판단했다. A 씨는 “범죄는 모두 후보자 등록 전에 발생한 일이고, 이를 이유로 임용을 취소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불특정인을 상대로 한 성범죄 전력이 있는 자가 국민과 접촉하는 대민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정당성이 있다”며 “임용권자는
5월을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가족끼리 소원하게 지냈더라도 매년 5월만큼은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을 떠올리고, 모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자리를 마련해 보기도 한다. 지난 14일, 가정의 달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도 한 가족에게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80대 부부 2명과 50대 여성 1명, 20대와 10대의 딸 2명 등 일가족 5명이 사망한 사건이었다. 시신의 목 부위엔 졸린 자국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이들 일가족을 숨지게 한 범인은 가장인 이 모 씨였다. 이 씨는 사업 실패로 거액의 채무를 떠안게 되자 일가족을 몰살했고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 후 체포되었다. 사업 실패를 이유로 일가족을 몰살한 이 씨의 범행은 어딘지 낯설지가 않다. 2015년에 있었던 이른바 ‘서초동 세 모녀 살인사건’을 그대로 답습한 듯 유서를 작성하고 직접 신고한 정황,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목을 졸라 살해한 범행 방식, 정작 자신은 살아남은 결과까지도 똑같다. 2015년, 40대 강 모 씨는 서울 서초구의 모 아파트에서 결혼한 아내 이 씨와 중학교 1학년인 첫째 딸, 초등학교 2학년이던 둘째 딸과 함께 살고 있었다. 강 씨와 아내 이 씨는 서울
그동안 대한민국은 소위 ‘마약 청정국’으로 불려 왔다. UN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이 20명 이내일 경우 해당 국가를 마약 청정국으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그 지위를 유지하다가 지난 2021년 인구 10만 명당 마약사범의 수가 31.2명을 기록하며 탈락했다. 마약 청정국 재탈환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밝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메스암페타민을 원료로 하는 필로폰 시장은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그리고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지역이 양분하여 갖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마약의 주요 생산지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마약 대부분이 동남아산이다. 주요 생산지와 접근성이 좋으니 거래가 늘 수밖에 없고 여기에 텔레그램과 같은 보안 기능이 강한 메신저와 암호화폐의 등장이 더해지며 국내 마약상들은 ‘마약왕’으로 성장했다. 경찰청은 동남아시아를 거점으로 국내에 마약을 밀반입하던 마약왕들의 실체를 확인하고 현지 경찰들과 공조하여 검거 작전을 벌여왔고 일명 ‘동남아 3대 마약왕’들로 불리던 이들도 모두 검거되었다. 이중 동남아 마약밀수 최상선이었던 K는 베트남에서 주로 활동하며 국내에 마약을 반입하다 2022년 베트남에서 검거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K는 2
법무법인 청 변호사들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서울구치소 소속 어린이집에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지난 24일, 법무법인 청 소속 변호사들은 의왕시에 위치한 ‘초록꿈 어린이집’을 방문해 어린이날 기념 선물 전달 행사를 진행했다. 초록꿈 어린이집은 서울구치소 직원 및 교도관 자녀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레고, 손목시계, 머리핀, 간식 등이 담긴 선물 꾸러미 ‘구디백’이 아이들에게 전달됐다. 이번 나눔은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구치소 내 근무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되었다. 행사를 기획한 곽준호 법무법인 청 대표변호사는 "저출산 사회에서 어린이들은 축복"이라며 "아이들이 행복한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도록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들뿐 아니라 아이를 돌보는 어린이집 관계자분들, 그리고 사회에 헌신하는 교정공무원들께도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1990년 프로야구 구단 해태 타이거즈는 광주일고를 졸업후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이호성을 1차 2순위로 지명했다. 그가 받은 등번호는 27번. 이 씨는 당시 해태의 타격코치였던 대선배 김봉연의 번호를 물려받으며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호성은 그에 부응하듯 입단 직후부터 4번 타자로 불려 갔고, 2년 연속으로 KBO 골든글로브 외야수 부문 수상자로 호명되는 등 일약 스타 선수로 떠올랐다. 각종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이호성의 이름은 18년 뒤 다시 한번 매스컴을 장식하게 된다. 2008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네 모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바로 이호성이었다. 화려하게 데뷔해 해태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던 이호성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01년 프로야구선수협회장 활동을 끝으로 은퇴한 이 씨는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게 된다. 처음엔 승승장구했다. 자신의 연고지인 광주에서 본인의 이름을 딴 웨딩홀을 열었고, 그게 잘되면서 더 큰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이호성이 새롭게 손대기 시작한 사업은 스크린 경마 장외 발매소였다. 사업권을 따낸 이호성은 100억의 투자금을 끌어들여 7층짜리 건물을 세우기에 이른다. 하
조선, 북한, 대한민국. 살면서 세 개의 국적을 가졌던 남자가 향년 83의 일기로 별세했다. 1942년 일제강점기의 조선에서 태어나 1961년 북한의 조선인민군이 되었고, 2025년 4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눈을 감았다. 1968년 1월 22일, 서울 육군 방첩부대 회의실로 한달음에 달려온 언론사들은 그곳에 붙잡혀 있는 한 남자를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연신 터트렸다. 플래시 세례에 다소 상기되어 보였던 젊은이는 조사관의 질문에 천천히 답하기 시작했다. 나이는 이십칠 세, 소속은 조선인민군 124부대, 남쪽으로 내려온 이유는 “박정희의 모가지를 따고 수하 간부들을 총살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이름은 김신조. 일명 ‘죽음의 공작조’로 불리던 북한의 대남 공작 최정예 특수부대의 요원이었다. 1968년 1월, 북한의 김일성은 당시 베트남 파병이 한창이었던 대한민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우리 군 병력이 약화 된 틈을 타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하고 적화통일의 계기로 삼으려는 속내였다. 그리고 1월 17일, 김일성은 김신조를 포함한 31명의 특수요원의 대한민국 침투를 명령했다. 김신조 일당은 1월 17일 휴전선을 넘어 파주 문산 삼봉산에 도착한다. 그러나 아무리
정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오는 6월 3일 화요일로 확정하고,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지난 8일 정부는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국무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관련 안건을 상정·심의·의결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감 중인 수용자도 법률상 요건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1년 미만의 형을 선고받았거나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 집행유예자는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과거에는 집행유예자도 선거권이 제한됐으나, 헌법재판소가 2014년 집행유예자의 선거권 제한을 위헌으로 결정함에 따라 2015년 관련 법이 개정됐다. 지난 19대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도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선거권이 있었지만, 실제 투표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수용자들은 ‘거소투표’ 제도를 통해 투표할 수 있다. 거소투표는 선거인이 사전투표소나 일반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없는 사유가 있을 경우, 사전에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받아 기표 후 회송하는 방식이다. 『국민투표법』 제14조에 따라 선거인명부 작성 기간 중 서면으로 거소투표를 신고해야 하며, 이때 우편요금은 지자체가 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