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범죄 집행유예, 변제율 기준은 어디까지일까?

615건의 재산범죄 판결 분석…
변제율 따라 형량 차이 뚜렷

2022년과 2023년에 선고된 재산범죄 사건(행위유형 제외 단순재산범죄 한정)에서 피해 금액의 변제율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The시사법률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의 단순 재산범죄 사건 615건을 분석한 결과, 변제율이 높을수록 집행유예 선고 비율이 증가하고 실형 비율은 감소하는 뚜렷한 특징이 확인됐다.

 

변제율이 25% 미만인 경우 집행유예는 16건에 불과했지만, 실형 선고는 24건으로 더 많았다. 벌금형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변제율이 25%에서 50% 사이일 경우에도 실형 선고 비율은 여전히 높았다. 집행유예가 11건에 머문 반면 실형은 16건이 선고됐다.

 

이 구간에서도 벌금형은 없었다. 변제율이 50%를 초과하면서부터 형량 경감 효과가 두드러졌다. 변제율이 50%에서 75% 사이인 경우 집행유예는 18건으로 늘어난 반면, 실형은 2건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피해 금액을 전액 변제한 경우에는 집행유예 선고가 43건으로 압도적이었다. 실형 선고는 단 6건에 불과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재산범죄는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경제적 손실과 회복 가능성이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한다"며 "특히 변제율이 높을수록 피해 회복이 이루어진 점이 재판부의 양형 판단에서 유리하게 반영된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 금액 전액을 변제한 경우 집행유예 비율이 높은 것은 피해자와의 합의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법원의 경향"이라며 "반면 변제율이 낮거나 피해 회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실형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피해자의 손실을 중대하게 보는 법적 판단의 결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