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사무소 로유]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이는 탄원서란?

중요한 양형 자료 되는 탄원서
‘많은 말’보다 ‘진정성’ 담아야

 

형사 사건에서 중요한 양형 자료 중 하나가 바로 ‘탄원서’다. 많은 의뢰인 가족들이 이 탄원서를 준비하기 위해 주변 지인들에게 서명 등을 부탁하지만, 정작 어떤 내용으로 써야 효과적인지 몰라 막막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얼마 전에도 의뢰인 어머니와 상담을 하던 중 “탄원서를 부탁해야 하는데 어떻게 써달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걱정하셨던 기억이 있다.


흔히 탄원서라고 하면, “이 사람은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법정에서 양형에 효과를 보려면 좀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내용이 필요하다. 탄원서를 읽는 판사가 피고인을 선처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피고인의 성품을 언급해야 한다면 단순히 “착한 사람”이나 “성실한 사람”이라는 추상적인 표현을 쓰기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야 한다. “평소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왔고, 주변 사람이 어려운 일을 겪을 때면 항상 먼저 나서서 돕던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또한 가족들이 처한 어려운 사정을 강조하고 싶다면, 이 역시 구체적이고 명확한 서술이 필요하다. 피고인의 수입이 가족의 생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거나, 구금으로 인해 어린 자녀들의 양육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등의 실제 사례를 정확하게 적어야 법원에서도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진행한 사건 중엔 의뢰인의 가족과 지인들이 수백 장에 달하는 탄원서를 작성해 제출한 경우가 있었다. 당시 나는 의뢰인의 가족에게 “탄원서는 양보다는 진정성과 구체성이 담긴 내용이 중요합니다. 의뢰인의 과거 행동 중에서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써달라고 가까운 주변인들에게 부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안내했다. 이에 가족들은 의뢰인이었던 아들을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의 탄원서를 수백 장 모아왔고 그 결과 법원은 이 탄원서를 중요한 양형 자료로 인정해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흔히 수감된 의뢰인을 ‘안사람’, 밖에서 그들을 돕고자 노력하는 가족을 ‘바깥사람’이라 부른다. 안에서의 생활도 힘들지만 바깥에서 그를 지켜보며 애쓰는 가족들의 삶도 결코 쉽지 않다. 이들은 탄원서를 받기 위해 지인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평소 관계가 소원했던 사람들에게도 어려운 부탁을 해야 한다. 가족들의 이런 노력은 결국 피고인의 진심을 법원에 전달하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그러나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탄원서가 중요한 양형 자료이긴 하지만, 지나친 미화나 사실이 다른 내용이 담기면 오히려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피고인의 진실된 반성과 앞으로의 개선 가능성을 보고자 하는 것이지, 단순한 미사여구나 감정적인 호소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탄원서를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진정성을 기본으로 하되, 구체적으로 행위했던 사례를 들어 간결하고 명확하게 작성하면 된다. 좋은 탄원서란 ‘많은 말’을 담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말’을 담는 것이다.


가족들이 진심을 담아 작성한 탄원서가 의뢰인에게 작은 희망의 빛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