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남성이 경찰의 단속 차량을 상대로 보험사기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벌금형과 함께 소송비용까지 부담하는 처분을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환 부장판사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67)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 씨는 2023년 10월 15일 오후 5시쯤, 강원 춘천시의 한 도로에서 암행순찰차를 운전하던 경찰관으로부터 “주차를 위해 잠시 비켜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를 무시한 채 차를 움직이지 않았고, 순찰차가 결국 다른 위치로 이동하자 이를 악용해 보험사기를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A 씨는 당시 순찰차의 바퀴에 발을 밟히지 않았는데도, 발을 밟혀 상해를 입은 것처럼 손해보험사에 신고한 뒤 한 정형외과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등 이같은 수법으로 합의금과 병원 치료비 등 126만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재판에서 A 씨 측은 “차량(순찰차)이 옆을 지나면서 후진할 때, 발이 그 차량 바퀴에 밟힌 사실이 있다”며 “이로 인해 보험금을 취득한 것을 두고 보험사기라고 할 수 없다”고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 부장판사는 블랙박스 영상에 주목했다. 송 부장판사 특히 A 씨가 밟혔다고 주장하는 부위의 경우 왼쪽 다리의 발인데, A 씨가 그 다리에 무게를 지지하면서 반듯하게 서 있으면서 어딘가로 전화하기 위해 전화기를 쳐다보는 장면이 있다고 밝혔다.
송 부장판사는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그에게 내려진 약식명령에 따른 벌금형과 동일한 형을 선고하는 한편, 이번 소송비용도 그가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