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2020년에 2001년 강도살인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DNA가 나왔다고 말하며 자백을 요구했지만, 전 알지도 못하는 곳이고 제가 저지른 것도 아니라고 했는데 경찰은 제가 어릴 적 본드를 많이 해서 기억을 못 하는 것이라고 자백을 요구했습니다.
여러 번의 조사 끝에 21년 3월 안산지청으로 송치, 1주일 뒤 전주지검으로 이송하였습니다. 첫 조사는 11월에 시작되었고 매년 검사가 바뀌어 1년에 1~2차례 불러 조사를 할 뿐 기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1년에 송치된 사건이 24년 12월에 기소가 되었습니다.
경찰이 사고현장에 있던 검은 테이프에서 저의 DNA가 나왔다고 했는데 검찰에서는 이와 관련된 질문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공소장에도 테이프에 대한 것은 없습니다.
24년 12월에 기소되었는데도 재판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어 사선 변호인의 조력도 받을 수 없는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문의 드립니다.
재판이 하루라도 빨리 열려 제 억울함을 풀고 싶습니다. 탄원서도 제출하였는데 재판을 빨리 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요?
A. 질문을 보며 깊은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억울하게도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되었고, 수년간 제대로 된 설명도 받지 못한 채 재판조차 열리지 않고 있다는 현실에 얼마나 괴로우실지 충분히 공감합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건 ‘재판을 하루라도 빨리 여는 것’이 아니라, ‘재판이 시작되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입니다. 강도살인은 얼마든지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 있는 혐의입니다.
억울함을 풀고자 서두르다 보면 오히려 제대로 된 방어 기회를 놓치게 되고, 인생 전체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재판은 감정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판사는 신이 아니며, 결국 재판부는 검사가 주장하는 공소사실에 대해 법리와 증거에 따라 유죄가 입증되었는지를 확률적으로 판단합니다.
이는 단순히 진술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수천 페이지에 이르는 수사기록과 증거, 진술의 신빙성 등을 하나하나 따지는 과정입니다.
지금처럼 혼자의 힘으로 대응하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위험합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절도나 폭행이 아니라, 살인죄이며, 한 번의 실수로 수십 년의 자유를 잃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검사와 수사기관은 말 그대로 이 분야의 ‘베테랑’들이고, 국가 권력을 등에 업고 움직입니다. 그에 반해 귀하께서는 그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려 하시는 겁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암에 걸려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병원비를 마련하듯이, 이 재판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 전체가 달린 사안이기에, 지금부터라도 사선 변호인을 선임할 방법을 반드시 강구하셔야 합니다.
가족, 지인, 지자체 지원, 종교 단체, 법률구조공단의 도움 등 어떤 수단이든 동원해 자격 있는 형사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