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매에 '친부 성폭행' 세뇌해 고소 유도…교회 장로, 무죄 확정

1심서 유죄…2심 무죄로 뒤집혀
法“ 무고 동기‧고의성 인정 부족”

 

교회 여성 신도들에게 친부 등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은 것처럼 기억을 왜곡한 뒤 허위 고소를 유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교회 장로 등이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모 교회 장로이자 검찰 수사서기관인 이모씨와 그의 부인, 같은 교회 집사 오모씨 등 3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의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1심은 이씨 부부에게 각각 징역 4년, 오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이들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 등은 2019년 2~4월 같은 교회에 다니는 자매 신도 3명에게 암시를 통해 ‘부친으로부터 어릴 때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짓 기억을 믿게 한 뒤 변호사를 소개하는 등의 방법으로 같은 해 8월 자매 3명이 부친을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또 같은 해 1월에는 또 다른 여성 신도에게도 비슷한 수법으로 ‘외삼촌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짓 기억을 유도해, 그해 8월 해당 신도가 외삼촌을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딸과 조카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두 남성은 앞서 교회를 상대로 이단 문제를 제기했던 인물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검찰은 이씨 등 3명이 교회의 이단성을 문제 삼은 신도들의 가족에게 앙심을 품고 형사 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고소를 유도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씨 등은 재판에서 친족 성폭행 피해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고소를 당한 이들에게 형사 처벌을 받게 할 목적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20~30대 교인들을 상대로 수개월간 수십 차례에 걸쳐 일상적 고민을 고백하게 하고 이를 죄악시하며 통제했다”며 “범행을 부인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해 반성의 여지를 찾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심은 친족 간 고소로 이어진 성폭행 피해가 허위 사실이고, 이씨 등이 주도한 상담 과정에서의 유도와 암시로 기억이 형성됐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이씨 등이 공모해 고의로 거짓 기억을 주입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해당 기억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이씨가 상담에 실제로 관여했는지도 불분명하며, 문제의 상담 역시 피고인들의 강요가 아니라 신도들의 자발적인 고백을 계기로 시작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이씨 등이 고소 대상자들이 형사 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고소를 유도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허위 기억은 피고인들과 고소인들 사이에 공유된 강한 종교적 믿음과 성향, 왜곡된 성 가치관, 이에 기반한 부적절한 상담 방식이 상호 작용하며 잘못된 기억을 유도하고 확대·재생산한 결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미필적으로나마 피해 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2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이 사건은 2019년 11월과 이듬해 2월 SBS 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세 자매 친족 성폭행’ 사건으로 방영되며 사회적 논란을 낳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