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약범’ 박왕열 꼿꼿한 고개...취재진에 “넌 남자도 아녀”

인천공항으로 입국...취재진에 시비도
필리핀서 한국인 3명 살해·마약 유통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임시인도 요청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필리핀에서 복역 중이던 박왕열(48)이 25일 오전 한국으로 송환됐다.

 

박왕열은 이날 오전 7시 16분경 호송 경찰 수십 명에 둘러싸인 채 인천공항에 모인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박씨는 덥수룩한 수염에 수척한 얼굴로, 검은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회색 카디건을 걸치는 등 평상복 차림이었다.

 

시종일관 침묵하던 박씨는 눈이 마주친 취재진에 돌연 “넌 남자도 아녀”라고 말했다. 기자가 “남자도 아니라고요?”라고 되묻자 “응”이라고 답했다.

해당 기자는 일전에 박왕열 마약 밀매 조직을 보도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이에 박왕열이 그를 알아보고 즉각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필리핀 교도소 호화 생활 사실인가’, ‘피해자와 유족에게 할 말 없나’, ‘교도소에서 텔레그램 어떻게 이용했나’, ‘국내에 마약 조직 공범 있나’, ‘송환 예상했나’ 등 이어진 질문에는 입을 꾹 다물었다.

 

박씨는 3분이 채 되지 않아 7시 18분 호송 차량에 올랐다.

 

박씨는 2016년 10월 필리핀 한 사탕수수밭에서 총으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필리핀에서 징역 60년을 선고받았다.

 

수감 중에도 호화 교도소 생활을 누리며 텔레그램을 통해 한국에 마약을 대거 유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 탈옥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난디도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에 박왕열 임시인도를 직접 요청했다.

 

다음날 마닐라 동포 간담회에서는 박왕열을 언급하며 “이 사람이 교도소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애인도 불러서 논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이 사람을 수사하고 처벌해야겠다고 (필리핀 대통령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범정부 태스크포스(TF)는 이날 박씨를 임시인도받았다. 임시인도란 청구 국가의 주문에 따라 피청구국이 자국 형 집행을 중단하고 범죄자를 임시로 넘기는 제도다.

이로써 박씨는 국내에서 다시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이 박왕열 관련 사건을 병합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씨는 임시인도 청구서에 기재된 범죄 사실에 한해 수사받고, 재판이 종결되면 필리핀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같은 날 SNS를 통해 박왕열 송환 기사를 공유하며 “대한국민을 해치는 자는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반드시 잡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