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숨기고 기초생활비 꿀꺽’...부정수급 사례 잇따라

고의적 은닉 재산 찾기 어려워

 

자동차 등 재산을 타인 명의로 은닉한 뒤 기초생활수급비를 부정 수급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자체가 정기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명의신탁 방식의 은닉은 포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김정진 부장판사)은 차량 보유 사실을 숨기고 기초생활수급비 등 약 8000만원을 부정 수급한 50대 A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씨는 자신이 소유·운행하던 자동차를 타인 명의로 등록한 뒤 2019년 7월부터 약 5년간 기초생활보장 수급비 75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유사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광주 서구로부터 약 5400만원의 기초생활비를 부당 수령한 70대 B씨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B씨는 수백 차례 지원금을 받으면서도 소득·재산 변동과 부양의무자 관련 사항을 신고하지 않았고, 중고로 구입한 에쿠스 차량을 지인 명의로 등록해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부정수급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부정수급 환수 결정액 가운데 ‘소득·재산 증가 미신고’가 235억32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정수급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받거나 타인에게 받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타인 명의 소득 활동, 재산 은닉, 상습적인 신고 누락 등도 이에 포함된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는 소득과 재산을 합산한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이하일 경우 선정된다. 보건복지부의 ‘2026 국민기초생활보장 사업안내’에 따르면 수급자 관리는 최초 조사 이후 신고 의무와 함께 연 2회 정기 확인조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수급자가 재산 변동을 자진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고, 확인조사 역시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자료 등 ‘공적 자료’에 의존하고 있어 타인 명의로 숨긴 재산까지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현장 조사를 통해 상담이나 가정방문으로 추가 소득·재산을 확인할 수 있지만, 모든 수급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제한적이다.

 

일각에서는 신고 의무 강화와 함께 상시 모니터링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부정수급 근절을 위해 ‘보조금 부조리 신고센터’와 ‘복지로 부정수급 신고’ 창구를 운영하고, 신고자 보호 및 포상금 제도를 병행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제보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해, 명의신탁 등 은닉형 부정수급을 선제적으로 적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단순 신고 중심 대응을 넘어, 금융·차량·보험 정보 간 연계 분석을 강화하고 이상 거래를 상시 탐지하는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반복되는 부정수급 사례가 제도의 사각지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사후 적발 중심에서 사전 차단 중심으로의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