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까지 마약이 지속 확산됨에 따라 더는 처벌 위주의 대응만으로는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법무부가 △마약사범 전담 교정시설 도입 △가석방 제도 변화 △출소 후 프로그램 운영 등 처벌 중심에서 회복 중심으로 교정정책을 본격화했다.
1일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2만 3,022명으로 전년(2만 7,611명) 대비 16%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이중 10~30대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중독 위험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마약이 젊은 층까지 확산되면서 ‘마약 청정국’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으며, 마약사범의 재복역률이 32.3%로 일반사범(23.8%)보다 무려 8.5%포인트나 높다는 점이다. 특히 마약사범의 경우 단순 투약으로 시작해 유통·제조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다. 이로 인해 마약사범의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치료 중심의 교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지난 23년 6월 ‘마약사범재활팀’을 신설하고, 마약사범들을 단순히 마약으로부터 격리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재활과 회복 기회를 제공하는 교정정책을 도입했다.
정책의 중심에는 전국 각지에 지정된 마약사범 전담 교정시설이 존재한다. 2023년 9월부터 화성직업훈련교도소와 부산교도소가 시범기관으로 지정됐고, 2024년부터는 광주교도소와 청주여자교도소가 추가되면서 총 4개 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해당 시설들은 자발적 참여 의사가 있는 투약 범죄 수형자를 대상으로 ‘마약류 회복이음 과정’을 실시한다. 법원으로부터 이수명령(40~200시간)을 부과받은 경우뿐 아니라, 이수명령이 없어도 재활 의지를 보이면 참여할 수 있다.
회복이음 과정엔 치료공동체 개념을 기반으로 한 자조 집단 운영이 포함된다. 참여자들은 서로의 회복 동기를 공유·강화하는 집단 상담을 받고, 이후 12단계 촉진치료 방식에 따라 각자 상태에 맞는 개별 심리상담을 진행한다. 중독을 인정하는 1단계부터 시작해 출소 전후까지 중독된 삶의 방식을 건강하게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출소 예정자들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등 지역 내 재활기관과 사전 상담을 진행해 출소 후에도 단절 없는 회복 과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법무부에 따르면 시범 운영 기간이었던 지난 2023년 9월부터 11월까지 총 20명의 수형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이들은 모두 출소 후에도 치료를 연계받기로 하는 ‘사례관리 사전등록’을 마쳤다.
법무부는 단약 동기와 행동 실천력, 약물 의존 정도 등을 분석해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사전·사후 척도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지만, 실제 재범률에 대한 장기 통계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
다만 마약사범 치료·재활 정책을 강화한 결과 마약사범의 재복역률은 2019년 48.9%에서 2023년 31.9%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수형자의 재복역률이 26.6%에서 22.5%로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마약사범의 변화는 더욱 의미가 있다. 이는 마약사범이 마약중독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분명하게 보여 주는 지표다.
‘교도소에 들어가면 범죄 수법만 배우고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교정시설은 이제 단순한 구금 공간을 넘어 마약사범의 재활을 돕는 회복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교정정책이 형벌에서 회복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가석방 제도도 변화가 일고 있다. 2023년 기준 치료조건부 가석방을 받은 마약사범은 총 31명이며, 이들은 단순 투약사범으로서 교정시설 내 재활교육을 이수하고 출소 후 전문 치료기관 치료에 동의해야만 가석방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는 기존 가석방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되던 마약사범에게 회복의 기회를 부여하며 단순한 처벌을 넘어 마약중독 문제 해결과 재범 방지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교정본부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 조치로 평가된다.
심사 단계에서는 단약 의지와 재범 위험성, 치료 연계 가능성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한다. 다만 유통·제조 등 중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치료조건부 가석방 대상에서 대부분 제외되고 있어, 개인의 변화 가능성을 더욱 폭넓게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재범 위험이 높은 중독자들이 출소 후에도 회복 과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중독자 국가관리 네트워크’도 준비 중이다.
출소 전 함께한걸음센터(구 마약류 중독재활센터)와 전화 상담을 연계해 대상자의 동의를 받은 뒤 사전 사례관리 정보를 등록하고, 출소일과 이수명령 이행 실적 등 필요한 정보를 유관기관에 공유한다. 지역사회 재활 시설과 협력해 중독 치료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2025년부터 수형자를 대상으로 물질중독 예방교육을 전면 확대하여 실시하고 있다.
법무부는 “교정시설이야말로 마약사범이 마약을 완전히 끊어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며, “이제는 처벌보다 회복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약 재범률을 줄이고, 사회로의 건강한 복귀를 돕는 것이 교정의 새로운 역할”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