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 이미 통용이 중단된 외국 화폐를 내고 거스름돈을 받아 챙긴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1단독(정순열 판사)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3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한 복싱장에서 회원 등록을 하면서 회비 30만원 대신 베네수엘라 화폐 1000볼리바르를 건네고, 정상 화폐로 약 20만원의 거스름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해당 화폐를 환전하면 52만 5000원 상당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현지에서 이미 통용이 중단된 구권 화폐로 가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A씨는 처음부터 복싱장에 회원으로 등록할 의사조차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 사기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기망행위란 거래 관계에서 지켜야 할 신의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소극적 행위를 의미한다.
법원은 화폐를 건네는 행위 자체에 ‘현재 통용되는 정상적인 가치가 있다’는 묵시적 의미가 포함된다고 본다. 따라서 이미 무가치한 구권 화폐를 정상 화폐처럼 제시한 행위는 그 자체로 묵시적 기망에 해당한다. 여기에 환전 가능 여부까지 허위로 설명했다면 적극적 기망도 성립할 수 있다.
유사 판례도 다수 존재한다. 2015년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화폐개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 브라질·아르헨티나 구권 화폐를 고가의 가치가 있는 것처럼 속여 거스름돈을 편취한 사건에서 사기죄를 인정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또 2016년 서울중앙지법은 실제로는 현금화가 불가능한 상품권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것처럼 속여 금전을 받은 사건에서도 사기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법무법인 안팍 안지성 변호사는 “재산상 거래에서 상대방이 신뢰하는 가치 증표가 실제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를 숨기거나 속여 이익을 취하면 명백한 사기죄가 성립한다”며 “외국 화폐든 상품권이든 통용 가능성과 실질 가치에 대한 허위 설명이 있었다면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기록이 남거나 반복적으로 이뤄진 경우에는 고의성이 더욱 명확해져 실형 선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