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만 넘겨도 위법"…전자발찌 외출제한, 대법 판단 나왔다

1·2심 "고의 단정 어려워" 무죄
대법 “원칙상 주거지 머물러야”

 

전자발찌 부착자가 정해진 귀가 시간을 단 10분이라도 넘기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외출 제한 규정은 관리·감독이 이뤄졌는지와 무관하게 ‘정해진 시간에 주거지에 머물러야 할 의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60대 A씨 사건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제주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1년 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출소 후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았다. 보호관찰 과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 음주 금지’와 함께 ‘매일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주거지 외 출입 금지’라는 추가 준수사항도 부과됐다.

 

그러나 A씨는 2023년 1월 주거지 인근에서 술을 마신 뒤 귀가하던 중 택시를 잡지 못하자 보호관찰소에 “걸어서 귀가 중이라 조금 늦겠다”고 말한 뒤 자정을 10분 넘겨 주거지에 도착했다. 당시 보호관찰관은 A씨의 귀가 과정을 확인했다.

 

전자장치부착법에 따르면 피부착자 또는 보호관찰 대상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준수사항을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은 A씨가 음주 금지 명령은 위반했지만 외출 제한 준수 의무는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검사가 항소했지만 2심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귀가 중임을 알렸고, 신고 직후 보호관찰관이 피고인을 포착해 행동을 관찰한 점을 고려하면 외출 제한의 취지는 달성됐다”며 “외출 제한 시간에 고의로 외출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외출 제한 준수 의무 역시 위반했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다.

 

대법원은 “전자장치부착법이 외출 제한 준수사항으로 아동·청소년 통학 시간 등 일정한 시간대를 특정하고 있는 점을 종합하면 해당 시간 동안에는 원칙적으로 주거지에 머물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출 제한 종료 시각을 10분 넘겨 귀가한 행위는 ‘준수사항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며 이를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고 위반의 고의 또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