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50대 전직 항공사 부기장 김모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김씨는 이날 오후 1시 17분 부산 부산진경찰서 지하 주차장에서 호송차에 탑승하기 직전 “조직적인 기득권의 양아치 짓에 복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항공사마다 공군사관학교 기득권이 심각한 부패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씨가 언급한 ‘공군사관학교 기득권’ 주장에 대해 항공업계에서는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군 조종사 1명을 양성하는 데 약 70억 원, 전투기 조종사의 경우 F-15K 기준 최대 200억 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군은 조종사 이탈을 막기 위해 인사 보직 확대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한 현직 항공사 관계자는 “과거 국내 항공사 조종사 조직은 공군 출신이 주류를 이뤘고 군 출신 특유의 폐쇄적 문화가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에는 항공사 자체 양성 과정과 항공대 출신, 일반 경력 조종사 비중이 크게 늘었고 공군 역시 인사 보직 확대와 제도 개선으로 이탈이 줄면서 특정 출신 중심의 구조는 사실상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조종사는 통상 연 2~3회 비행 능력과 위기 대응 능력 등에 대한 정기 평가를 받는다. 이 평가에서 반복적으로 불합격할 경우 기장 승격이 어려워진다. 김씨 역시 부기장 재직 시절 정기 평가에서 불합격한 이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시 기장 승격 심사 대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피해자 유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17일 오전 5시 30분께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에서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범행 하루 전인 16일에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주거지에서 또 다른 동료 기장 B씨를 공격해 목을 조르는 등 살해를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뒤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경남 창원의 전 동료 C씨 주거지에서도 추가 범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범행 후 울산으로 도주했다가 약 14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8시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김씨가 공군사관학교 선후배이자 직장 동료였던 기장 4명에게 앙심을 품고 수개월 전부터 이들을 미행하며 주거지를 파악하는 등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김씨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