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이탈 가속화..."당첨돼도 내 집 마련 어려워"

지난달보다 3만5000여 명 감소
분양가 상승·가점 경쟁이 원인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점 경쟁 심화로 당첨 확률이 낮아졌고, 치솟은 분양가 납부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가입자 수는 2605만1929명으로 집계됐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말(2631만 2993명)보다 26만1064명이 줄었다.

 

불과 한 달 전인 2월 말(2608만7504명)과 비교해도 3만5000명 넘게 이탈한 것이다.

 

특히 수도권 이탈자가 전체의 61.4%를 차지하며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서울의 3월 말 기준 가입자 수는 635만9013명으로, 지난해 10월(642만5413명)보다 6만6400명이 감소했다. 인천·경기 지역도 같은 기간 872만7128명에서 863만3226명으로 9만3902명 줄었다.

 

청약통장 가입자는 2022년 3월 약 2852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청약통장은 내 집 마련의 사다리로 여겨졌지만, 최근 가점 경쟁 심화·대출 규제·분양가 상승 등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청약에 장기간 가입했더라도 당첨 가점 부담이 크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아크로드서초 59㎡ C 타입은 당첨 가점이 84점 만점으로 알려졌다.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본인 제외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이어야 84점을 받을 수 있다.

 

영등포구 더샵 프리엘라의 경우 최고 70점(84㎡ A), 최저 62점(84㎡ B)으로 집계되는 등 선호도 높은 주요 단지일수록 당첨 가점이 60점대 후반에서 70점대 이상으로 치솟는 모습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전반적인 가격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은 지난해 6·27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며 당첨이 돼도 입주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분양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대출을 통해 분양 대금을 납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내집 마련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면서 가입자 수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입자 감소는 주택도시기금 등 정책 재원 고갈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통장 해지가 늘고 정책자금 대출 집행이 증가하면서 기금 여유자금은 2021년 말 49조 원에서 2025년 10월 12조2000억 원으로 75.1%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