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시사법률 김혜인 기자 | MBC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들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故 오요안나(1996~2024)를 추모하며,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배수연 전 MBC 기상캐스터는 2일 자신의 SNS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 MBC, 그것도 내가 몸담았던 기상팀에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는 과거 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내가 MBC를 나오던 그때, 한낱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였던 내 목소리에 누구 하나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 MBC. 보도국. 기상팀"이라며 조직 내 문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발 진상 조사를 철저히 해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며 "오요안나 후배가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기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같은 MBC 공채 기상캐스터 출신인 박은지도 SNS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그는 "MBC 기상캐스터 출신으로서 너무 마음이 무겁다"며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담긴 기사를 공유했다. 이어 "언니도 7년이라는 그 모진 세월 참고 또 참고 버텨봐서 그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지 안다. 도움이 되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특히 그는 "뿌리 깊은 직장 내 괴롭힘 문화, 이제는 끝까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기상캐스터 출신들의 반응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MBC 기상캐스터 출신 쇼호스트 이문정은 SNS에 "뭐든 양쪽 얘기를 다 듣고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한쪽 얘기만 듣고 극단으로 모는 사회. 진실은 밝혀질 거야. 잘 견뎌야 해!"라는 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두둔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이문정은 "MBC를 떠난 지 수년이 지났고, 오요안나 씨를 만난 적도 없다. 하지만 전 직장 후배의 일이라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해명했다. 이어 "어떻게 감히 유족의 슬픔을 헤아릴 수 있겠나. 더 이상 악의적인 해석은 하지 말아 달라"며 "MBC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회사 측이 현명한 방법으로 진실을 밝혀주길 기다린다"고 밝혔다.
한편,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당시 사망 원인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올해 1월 그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졌다. 이후 MBC 기상캐스터 출신들의 증언이 잇따르면서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별 사례가 아니라 조직 내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MBC는 지난달 31일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를 통해 MBC 내부에서 벌어진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어떻게 규명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