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사기 사건으로 수사받는 과정에서 경찰이 계좌를 정지시킨 경우, 해당 계좌에 범죄수익금이 없더라도 재판 종료 시까지 정지를 유지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석방 이후에도 계좌 정지가 해제되지 않을 경우 이를 해제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법적 절차가 있는지, 그리고 사기 사건 관련 계좌가 은행에서 장기간(약 10년) 거래 제한될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인지 알고 싶습니다.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케이앤비 김현진 변호사입니다. 계좌가 갑자기 정지되면 급여 수령이나 생활비 이체 등 일상적인 금융 거래 전반이 막혀버리는 탓에 수사를 받는 것 자체보다 오히려 더 큰 불편과 불안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계좌 안에 범죄수익금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음에도 정지가 해제되지 않는 상황은 더욱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계좌 정지의 유형별 해제 가능성과 절차, 장기 거래 제한의 법적 근거, 그리고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의 유의사항까지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압수에 의한 계좌 동결
수사기관이 압수의 방식으로 계좌를 동결한 경우, 해당 계좌에 범죄수익금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 동결 상태는 거의 유지됩니다. 이는 범죄수익금의 존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압수라는 강제처분 자체의 효력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좌 내 자금이 정당하게 형성된 것이라 하더라도, 압수 결정이 유지되는 한 동결 해제는 쉽지 않습니다.
압수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417조에 따른 준항고를 통해 그 취소를 구하는 방법을 검토해 볼 수 있으나, 실무상 법원이 준항고를 인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압수의 요건이 갖추어져 있는 한 동결 상태가 수사 또는 재판 절차 전반에 걸쳐 장기간 계속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계좌 명의인으로서는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해당 자금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변호인과 충분히 상의하여 준항고 제기 여부와 시기를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몰수·추징 보전조치
몰수·추징 보전조치에 의한 지급 정지의 경우, 피의자 또는 피고인은 해당 보전조치의 해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몰수·추징 보전은 장래의 몰수 또는 추징 집행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목적이 소멸하였거나 보전의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에는 해제를 신청할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법원이 해제 신청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신청을 준비할 때에는 보전조치의 필요성이 소멸하였다는 점을 구체적이고 충분한 자료로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당 자금이 범죄와 무관하게 형성되었음을 뒷받침하는 금융 거래내역, 소득 관련 자료, 세금 신고 내역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함께 제출하면 보전 해제 가능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에 의한 지급 정지
수사기관은 사기 피의자로 의심하는 단계에서도, 해당 계좌에 실제 범죄수익금이 없더라도 지급 정지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이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것으로,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금융기관이 계좌를 정지시키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수사 또는 재판의 진행 경과에 따라, 해당 자금이 범죄수익금과 무관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한다면 정지 해제가 이루어질 여지도 있습니다.
단순히 무혐의 또는 무죄를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계좌에 입금된 자금의 출처와 형성 경위를 구체적인 증빙 자료와 함께 제시하는 것이 해제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지급 정지 통보를 받은 초기 단계일수록 신속하게 소명에 나서는 편이 유리하므로, 가능한 한 빨리 변호인과 대응 방안을 논의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석방 이후 계좌 정지 해제 절차
석방 이후 계좌 정지를 해제하려면 검찰에 지급 정지 해제 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합니다. 검찰이 신청서를 검토하여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금융기관에 지급 정지 해제를 요청하게 되고, 금융기관이 이를 확인한 후 비로소 계좌 정지가 해제됩니다.
검찰의 검토와 금융기관의 처리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하는 구조인 만큼, 신청서에는 석방 사실, 혐의와의 무관성, 생활상의 필요성 등을 빠짐없이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특히 해당 계좌가 급여 수령이나 공과금 납부, 부양가족의 생활비 지출 등 일상적인 생계 유지에 필요하다는 사정을 상세히 소명하면 검찰의 판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사기 관련 계좌의 장기 거래 제한
사기 사건에 이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대하여 은행이 장기간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각 금융기관의 약관에 따라 그 기간이 달리 정해집니다.
통상적으로는 3년에서 5년 사이이나, 카카오뱅크의 경우 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약관 제9조 제2항에 의하면 최장 10년의 범위 내에서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10년에 걸친 거래 제한이 약관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이러한 제한을 받게 된 경우에는 반드시 해당 은행의 약관 내용을 개별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래 제한 조치에 이의가 있다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절차를 활용하거나, 해당 약관 조항의 적용이 부당하다는 점을 다투는 방법을 변호인과 함께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소송 제기 시 지급 정지 해제 불가
경찰이 사기 이용 계좌로 의심하여 지급 정지한 상황에서 해당 계좌 명의인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 등이 제기되어 있다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8조 제2항에 따라 해당 지급 정지는 해제되지 않습니다.
이는 피해자 보호를 목적으로 한 규정으로, 소송이 계속 중인 한 당사자 간의 합의나 수사기관의 의사와 무관하게 지급 정지 상태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좌 정지 해제를 원하신다면 관련 소송의 진행 경과를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며, 소송 종결 이후의 해제 절차까지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실무 사례
실무상 계좌 지급 정지의 해제는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수사기관과 금융기관 모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고, 충분한 소명 자료를 갖추어 신청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본 법무법인은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의뢰인을 대리하여 검찰에 지급 정지 해제 신청서를 제출하고 해당 계좌에 범죄수익금이 없다는 점과 의뢰인의 생계상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소명한 결과, 실제로 계좌 지급 정지가 해제된 사례가 있습니다.
물론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사정과 소명 내용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처음부터 시도를 포기할 필요는 없으며, 계좌 정지로 인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받고 계신 상황이라면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변호인과 함께 해제 가능성을 차분히 검토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계좌 정지 문제,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면
계좌 지급 정지는 단순한 행정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사기관, 검찰, 금융기관이 각각 관여하는 복잡한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정지의 근거가 무엇인지, 현재 소송이나 수사가 진행 중인지, 계좌 내 자금의 성격이 어떠한지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은 채 무작정 해제 신청에 나섰다가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