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변호사는 경찰대학 20기로 졸업 후 서울지방경찰청 등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2010년 사법연수원에 입소하여, 2012년 검사로 임용되었다. 이후 의정부지방검찰청, 광주지방검찰청 해남지청, 수원지방검찰청 등 여러 검찰청에서 조세 사건, 다단계 및 유사수신 사건, 형사공판을 전담하며 풍부한 법조 경험을 쌓았다.
2017년 검사직에서 물러난 후 변호사로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23년부터는 법무법인(유) 세종의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실무 경험을 토대로, 경찰 수사부터 검찰 수사, 형사 재판까지 형사 절차 전반에 걸친 통찰력 있는 법률 대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형사 사건 해결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고객의 입장에서 최선의 대처 방법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Q. 경찰에서 검사로, 검사에서 변호사가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법률 지식의 부족함을 느껴 사법시험에 도전했습니다. 전투경찰대 소대장 시절 대원들의 피해 보상 절차를 조언해주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었고, 경찰서에서 처리한 사건이 형사재판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알지 못해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이를 계기로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사법시험을 준비했고, 합격 후 검사로 임용되었습니다. 검사생활은 매일매일 새벽까지 일하는 시간의 연속이었지만, 새로운 직장에서 새로운 일을 하며 배움의 연속이라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것이 크게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저녁을 먹는 생활을 원하여 검사를 그만두게 되었는데, 가족들의 바램이 없었다면 지금도 계속 검사를 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Q. 기소 전 제출하는 반성문이 검사님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검사 시절, 반성문을 받고 이를 참작하거나 용서를 고려한 적이 있으신가요?

A. 수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는 분들은 보통 재판을 받으면서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합니다. 수사단계에서 검사에게 제출하는 경우는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종종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검사에게 반성문을 내는 분들 대부분은 구속된 분들이고, 구속되지 않은 경우는 반성문을 제출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검사나 재판부 모두 반성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반성문으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반성문은 반성하는 사람의 마음을 전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합니다. 실제로는 수사와 재판을 받는 태도를 통해서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이나 제 주변 검사들의 경우에 비추어 수사받는 상황에서 반성문이 검사의 기소여부나 구형량에 영향이 있는지 말씀드리자면, 큰 영향은 없습니다.

제가 변호를 하다보면, 의뢰인이나 의뢰인의 가족분들로부터 반성문을 몇 번 정도 제출해야 하는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질문을 받을 때면, 혹시나 걱정되어 의뢰인께 꼭 설명을 드립니다. 반성문은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제출해야 하는 일종의 형식적인 서류 제출 절차라고 이해하고 계시다면, 그러한 반성문을 내는 것이 결코 좋은 결과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의뢰인 중에는 저에게 ‘글을 잘 못써서 누가 써주면 좋겠다’ 라는 분도 계셨고, 요즘은 반성문 작성을 대신해주는 업체가 있다고도 합니다. 이런 상황들은 모두 반성문을 횟수와 형식이 정해진 일종의 절차라고 이해하는데서 출발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마음이 전해진다면 글씨가 아무리 악필이어도, 글 내용을 잘 쓰지 못해도, 진심은 전해지기 마련입니다. 문맥이 안맞고 주어와 서술어 조차 맞지 않고 맞춤법도 모두 틀린 글이라도 쓰는 사람의 진심에서 우러나왔다면 잘 쓰여진 수려한 글 보다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Q. 법무법인 세종같은 대형 로펌도 형사사건을 수임하나요? 그리고 다른 법률사무소와 다른점이 있나요?

A. 제가 속해 있는 법무법인 세종 뿐만 아니라 대형로펌들도 형사사건을 수임합니다. 국내 규모 1위부터 6위까지의 모든 대형로펌들에 형사사건에 대응하는 전문팀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사건을 맡기는 의뢰인 입장에서 대형로펌과 개인변호사의 차이는 1명의 변호사가 아니라 1팀에 사건을 맡기는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형로펌에서는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의 수에 차이는 있지만, 작은 사건도 적어도 서너명 이상의 변호사가 사건을 담당하게 됩니다. 변론 방향을 정하고, 변론을 위한 준비와 의견제시 하나하나에 여러명의 변호사가 논의와 토론을 거쳐 가장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Q. 그렇다면 세종은 어떻게 변호를 하나요?
A. 법무법인 세종은 형사사건 변호를 맡게 되면, 수사와 재판 단계에 맞추어 또 사건의 특성에 맞추어 가장 적합한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합니다. 경찰 출신 변호사, 검사 출신 변호사, 판사 출신 변호사, 해당 사건의 특성별로 변호 경험이 많은 변호사 등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합니다. 이러한 전문가들이 변론을 하며 가장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변론전략과 구체적 방안에 대해 논의와 토론을 하여 의뢰인께 최선의 결과를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Q. 전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면 사건이 유리하게 진행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실제로 전관 출신 변호사의 역할이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A. 보통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전관 출신 변호사라는 말은 관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 변호사가 되어 자신이 근무하던 관청에서 변론을 할 때를 일컫는 경우일 것입니다. 판사 출신 변호사가 법정에서 변론하거나, 검사 출신 변호사가 검찰청에서 변론을 하는 경우이겠지요. 전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면 사건이 유리하게 진행된다는 인식도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여러 사건에서 평균적으로 전관 출신 변호사가 다른 변호사에 비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오는 경우가 있어 그런 인식이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전관 출신 변호사가 인맥 등을 통해 자신의 의뢰인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이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문 것 같습니다. 변호사가 좋은 결과를 가져오려면 자신이 맡은 업무영역에서 판례와 법리도 잘 알아야 하겠지만, 결정권을 가진 사람, 그러니까 재판이라면 판사, 기소여부는 검사, 경찰수사는 형사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알고 대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형사재판을 예로 들면, 변호사는 재판부가 그 사건에서 어떤 점을 중요한 쟁점으로 생각할지 예측하고, 그러한 쟁점에서 피고인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로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재판부에 어떤 신청을 해야 하는지 여부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에 대해 판사로 오래 일하였던 변호사는 그렇지 않은 변호사보다 상대적으로 잘 알고 대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전관 변호사’라고 할 수 있는 변호사들은 평균적인 변호사보다 긴 경력과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다 수월하게 재판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실제 그 업무를 맡아서 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업무처리 방식과 이의제기 등 방어에 대한 이해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의뢰인이 옆에서 보다보면 ‘아, 이래서 전관변호사가 중요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유사한 다양한 사건 처리 경험을 통해 의뢰인을 위해 충분한 능력을 갖춘 변호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관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사건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배경도 해당 분야에서 쌓은 많은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려는 분들에게 조언해 드리고 싶은 내용은, 변호사를 선임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점은 전관인지 여부가 아니라, 내 사건을 맡아줄 변호사가 그러한 유형의 사건과 그 사건을 처리하는 관청의 업무처리 방식에 대해 충분한 경험과 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문성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변호사가 의뢰인의 사건에 충분한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여주는지 여부입니다.

Q. 검사에서 변호사가 된 뒤 달라진게 있나요?

A.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습니다. 검사로 근무할 때는 범죄를 입증하고 증거를 찾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변호사가 된 후에는 의뢰인의 말을 우선 듣고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의뢰인을 설득해 자백을 이끌어낸 경우도,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던 상황을 이해한 뒤 무죄를 이끌어낸 경우도 있었습니다. 2017년 9월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하며 사건을 꼼꼼히 파악하고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제 성격과 가장 잘 맞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Q. 끝으로 독자분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A. 변호사를 선임할 때는 여러 경로로 변호사를 소개받게 됩니다. 아는 사람의 추천으로 변호사를 찾기도 하고, 인터넷 검색으로 변호사를 찾기도 하고, 지인이 변호사가 되었다고 하여 사건을 맡기기도 합니다. 어떤 방식이 맞고 어떤 방식이 틀리고 하는 것은 없습니다. 변호사를 선임할 때는 꼭 먼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과정을 가져 보시기를 바랍니다. 상담료를 지불하더라도, 상담료는 소송에서 패소하여 지출하게 될 비용에 비하면 훨씬 작은 돈입니다. 내 사건을 맡겨 보려는 변호사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는 것을 꼭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