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확산 심각…응급의학과 교수 “건강한 30대도 중환자실行”

8년 만에 최악의 독감 유행

더시사법률 김혜인 기자 | 인플루엔자(독감)가 8년 만에 최대 규모로 유행하는 가운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현재 응급실 상황의 심각성을 전하며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궁인 이화여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7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독감이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으며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감염되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남궁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잠잠했던 바이러스들이 한꺼번에 퍼지는 상황”이라며 “전국민이 코로나 감염을 피할 수 없었던 마지막 시기와 비슷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응급실에서 접수되는 환자나 상담 전화의 절반이 독감과 관련된 경우라고 설명하며 전형적인 독감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환자도 많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독감에 감염되면 39도 이상의 고열, 오한, 근육통,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남궁 교수는 “걷지 못하는 아버지, 뇌졸중 후유증이 악화된 할머니, 기절한 친구, 재발한 요로 감염, 극심한 구토와 무기력 증상 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 대부분이 독감 확진을 받았다”고 전했다.특히 심야에 발열이 가라앉지 않아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었으며, 코로나와 비교해 폐렴이나 입원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지만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는 급성 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소 건강했던 30대 환자조차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남궁 교수는 “이번 독감은 이전에도 유행했던 바이러스 유형”이라며 “몇 주간 유행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결국 안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일상생활을 멈출 필요는 없지만 상식적인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컨디션을 유지하고,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며,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충분히 휴식해야 한다”며 “특히 노약자에게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시 의료진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부터 28일까지(52주차) 국내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외래환자는 73.9명으로, 이는 3주 전인 49주차(7.3명)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 수가 증가했으며, 13∼18세(151.3명) 환자가 가장 많았다. 이어 7∼12세(137.3명), 19∼49세(93.6명), 1∼6세(58.4명)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최근 검출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대부분 A형으로, 주로 기침과 인후통 증상이 동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