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관계 폭로 막으려 살인…조선족 50대 항소심서 형량 늘어

심신미약 주장 배척, 유족 엄벌 탄원 반

 

내연관계에 있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오욕하고 방화까지 시도한 50대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늘어났다.

 

수원고등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김종기)는 5일 살인, 사체오욕, 현주건조물방화미수, 가스방출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6)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A씨에 22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와 관련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을 뿐 불을 낼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다수의 범행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거주하던 빌라의 가스를 방출한 뒤 담뱃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며 “다수의 주민이 거주하는 건물 전체로 화재가 번졌을 경우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 역시 배척됐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은 아직 피고인을 용서하지 않았고,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 속에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원심의 형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25년 4월 경기 오산시의 한 주거지에서 내연관계에 있던 B씨(50대·조선족)를 수차례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가 금전을 요구하며 관계를 폭로하겠다고 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살해 이후 시신에 묻은 혈흔을 닦아내는 과정에서 사체를 오욕하고, 휴대전화와 혈흔이 묻은 물품을 여러 장소에 나눠 버리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했다.

 

이후 주거지의 가스 밸브를 열고 불을 붙여 방화를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범행 은폐가 어렵다고 판단한 A씨는 결국 자수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무자비한 공격으로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책임을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양형 이유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