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에서 공공기관으로부터 분양받은 반려견 3마리를 도축해 섭취한 혐의로 70대 남성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18일 익산경찰서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70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달 초 익산시 황등면 소재 한 공공기관에서 반려견 3마리를 분양받은 뒤 이를 도축해 섭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도살 경위와 방법, 가담자 범위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동물보호단체 사단법인 위액트가 지난 9일 관련 사진을 공개하고 제보를 받으면서 알려졌다.
단체에 따르면 A씨는 공공기관에서 기르던 어미개와 아비개, 새끼개 등 3마리를 입양 의사를 밝힌 뒤 분양 당일 도축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한다. 반려견의 행방을 추적하던 단체 관계자에게 A씨는 “잡아서 사람들과 나눠 먹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액트는 도살 과정에서 학대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단체는 “남성 4명이 개의 입을 묶고 목 부위를 발로 누르는 방식의 학대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위액트는 분양 절차의 적정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단체는 “공공기관 반려견 분양 과정에서 입양자의 목적과 사육 환경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며 관련 기관에 공식 질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익산시 역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별도 고발 조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위액트 주장과 같은 도살 방식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동물보호법 제10조 제1항이 금지하는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현행법은 이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법원은 필요할 경우 수강명령이나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할 수 있다.
다만 동물학대 사건이 매년 증가하는 것과 달리 실제 선고 형량은 비교적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 발생 건수는 2020년 992건에서 2021년 1071건, 2022년 1236건, 2023년 1290건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반면 대법원 ‘2024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3년 1심 선고 112건 중 67건(59.8%)이 벌금형이었고, 실형은 10건(8.9%)에 그쳤다.
<더시사법률>이 리걸테크 엘박스를 통해 최근 동물학대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집행유예 없이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존재했다. 다만 동물학대 단독 범죄가 아니라 다른 중범죄와 함께 판단된 경우였다.
2023년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 2월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옆집 반려견이 ‘시끄럽게 짖는다’는 이유로 곡괭이로 개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죽음에 이르게 했다.
재판부는 “범행 방법이 매우 잔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동물보호법 위반 외에도 특수협박, 폭행, 상해 범죄가 함께 인정됐다.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인 삼지창을 들고 피해자들을 협박하고, 사실혼 관계 여성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됐다(2022고단182·2023고단12).
법원은 누범 기간 중 범행, 다수 전과, 피해자와의 합의 부재 등을 불리한 사정으로 보았고, 양형 이유에서도 동물학대의 잔혹성뿐 아니라 협박·상해 등 복합 범죄 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즉, 동물학대 단독 범죄만으로 징역 1년 2월의 실형이 선고된 것은 아니었다.
다른 판결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난다. 삽이나 둔기로 개를 가격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서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있지만, 상당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특수상해·폭행 등 별도의 범죄가 함께 인정돼 형량이 결정됐다.
법원은 ‘잔인한 방법’ 해당 여부를 사회 평균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동물이 겪는 고통의 정도와 지속 시간, 사회 일반의 생명 존중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025년 7월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반영해 새로운 양형 기준을 제시했다.
다만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에도 기본 권고 형량은 징역 4개월에서 1년 또는 벌금 300만~1200만원 수준이다. 법정 최고형은 3년이지만 실제 선고에서 최고형이 내려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처벌 수위와 범죄 억지력 사이의 간극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법정형은 상향됐지만 실제 선고형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동물학대를 사회적 폭력의 한 유형으로 인식하고 엄정한 양형이 축적되지 않으면 범죄 억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