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들키자 연인 살해…20대 남성 항소심도 징역형

“신고하겠다” 항의에 범행…
검찰·피고인 항소 모두 기각

 

교제하던 여성이 불법 촬영 사실을 신고하겠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살해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진환)는 2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11일 대전 유성구 관평동 자택에서 4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그는 “사람을 죽였다”며 112에 신고해 자수했고, 이후 자해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B씨와의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했다가 이를 들킨 것으로 파악됐다. B씨가 신고 의사를 밝히자, 합의금 요구에 대한 부담과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겹치면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불법 촬영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가 거세게 항의하자 순간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충분한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수해 범행을 인정하고 자책하는 점, 흉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계획적 범행으로 보이지 않는 점, 피해 회복을 위해 금원을 지급할 예정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항소했다. A씨 역시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A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유가족을 상대로 5000만원을 공탁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 판단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특히 유가족이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형을 변경할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