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지난 2019년 가석방 업무지침을 개정하며 복수 형기의 집행률 계산 기준을 변경한 것을 두고, 이를 실제 가석방 심사 기준 완화로 볼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있다. 본지는 지난 2월 11일 개정된 가석방 업무지침에 따라 형법 제72조의 가석방 요건인 1/3을 기본적으로 경과한 것으로 보았지만, 현행 가석방 업무지침 규정에서는 이러한 1/3 해당일 규정을 삭제하여 집행 기간을 산정할 때 여러 개의 형이 있는 경우 모든 형기를 합산하도록 개정된 것으로 해석하였다. 9일 <더시사법률>의 취재에 따르면, 현재 가석방 관련 논란의 핵심은 19년 개정된 업무지침에서 ‘형집행률’ 산정 시 복수 형기의 경우 형기를 합산하여 계산하도록 한 부분이다. 이 조항을 두고 재소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은 변호사들은 “각 형의 3분의 1이 아닌, 총 형기의 3분의 1만 경과해도 가석방 요건이 충족된다”고 해석했다. 복수형을 선고받은 수형자에게도 단일형 선고자와 동등한 기회를 주는 진전된 해석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개정 가석방 업무지침이 형집행률 계산 기준만 다르게 했을 뿐, 가석방 심사 요건인 ‘형기의 3분의 1 경과’는 여전히 ‘각 형기’별로 충족되
성범죄자를 포함한 교정시설 수용자들이 ‘19금’ 도서를 별다른 제한 없이 자유롭게 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형자가 신청만 하면 선정성이 높은 잡지나 성인 만화도 대부분 반입이 허용된다. 심지어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수강한 수형자조차 수용실에서 성인 도서를 열람하고 있어, “교정의 목적에 반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제는 이를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제47조는 “수용자가 신청한 도서가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에 따른 유해 간행물이 아닌 이상 반입을 제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유해 간행물 지정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여, 여성의 나체가 등장하는 잡지나 음란성이 짙은 성인 만화 대부분이 유해 간행물로 간주되지 않는다. 법무부가 지난 2023년 취합한 통계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의 월간 도서 반입 건수는 평균 약 14만 권 수준이며, 이 중 성인 잡지는 월평균 3,50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정 현장에서도 이로 인한 부작용이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 교정 공무원은 “성폭력 수형자가 음란 도서를 열람하는 상황이 과연 교화에 부합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마약사범이 신발 깔창 밑에 필로폰을 은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구치소 측은 A씨 입소 한 달이 지나서야 외부 제보를 받고 이를 확인했다. 지난 3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구치소는 지난 2월 26일 구치소 보관품 창고에서 마약사범 A씨(31)의 신발 깔창 아래에 숨겨진 필로폰을 발견하고 대검찰청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해당 마약은 강력접착제로 깔창에 부착돼 있었고, 마약탐지장비 이온스캐너를 통해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으나, 당시 신발 깔창 속 마약 은닉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신발도 확인했지만, 접착제로 고정된 깔창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구치소 역시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2월 26일 오후 외부 제보를 통해 해당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씨는 지난해 8월 서울 강남 일대에서 필로폰을 다섯 차례 투약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연인에게 몰래 마약을 타 맥주를 건넨 사실도 확인됐다. 이미 2021년에도 필로폰 투약 혐의로
젊은 층까지 마약이 지속 확산됨에 따라 더는 처벌 위주의 대응만으로는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법무부가 △마약사범 전담 교정시설 도입 △가석방 제도 변화 △출소 후 프로그램 운영 등 처벌 중심에서 회복 중심으로 교정정책을 본격화했다. 1일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2만 3,022명으로 전년(2만 7,611명) 대비 16%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이중 10~30대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중독 위험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마약이 젊은 층까지 확산되면서 ‘마약 청정국’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으며, 마약사범의 재복역률이 32.3%로 일반사범(23.8%)보다 무려 8.5%포인트나 높다는 점이다. 특히 마약사범의 경우 단순 투약으로 시작해 유통·제조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다. 이로 인해 마약사범의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치료 중심의 교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지난 23년 6월 ‘마약사범재활팀’을 신설하고, 마약사범들을 단순히 마약으로부터 격리하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재활과 회복 기회를 제공하는 교정정책을 도입했다. 정책
등록 변호사 4만 명 배출을 앞두고, 경쟁 과열로 인해 청년 변호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법조 시장 성장 규모에 비해 변호사 숫자는 급격히 증가하면서, 한 달에 한 건 수임도 어렵다는 변호사들도 나오고 있다. 이에 자극적인 문구로 홍보에 나서는 변호사들도 생기며, 변호사 정원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등록 변호사는 3만 5,232명이며, 개업 변호사 수는 2만 9,512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로스쿨을 졸업하고 시험에 합격해 신규 배출되는 변호사 수가 1,700여 명임을 고려하면, 2025년에는 등록 변호사 수가 4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 변호사들의 80% 이상은 개업 변호사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김앤장, 태평양, 광장 등 소위 10개 ‘빅펌’에서 법조 경력을 시작한 변호사는 불과 255명에 그쳤다. 이는 2022년 296명에서 약 13%인 41명이 감소한 수치다. 로펌에서 신규 채용을 통해 변호사들을 키워내기보다 수요가 생겼을 경우 경력 변호사를 채용하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개업 변호사로 살아남기는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국세청이 집계한 법무법인 및 개인 변호사
“가석방? 헛소리야. 그건 정치인들이 만들어낸 말이지.” 20년간 수감된 레드(모건 프리먼 분)는 가석방 심사를 받으며 “새사람이 되었다”고 간절히 호소하지만 기각된다. 10년 뒤, 같은 말을 반복하지만 또다시 가석방은 불허된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뒤, 그는 냉소적인 태도로 심사위원들에게 말한다. “나는 매일 후회했지만, 젊은 날의 나는 이제 사라지고 늙은 나만 남았다.”(영화 쇼생크 탈출) 영화 쇼생크 탈출 속 한 장면인 가석방 장면은 우리가 가석방 제도에 대해 품는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수형자는 법적으로 가석방이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제 가석방률은 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가석방 심사 기준의 과도한 엄격함과 범죄 재발 방지 효과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며, 교화 가능성을 열어두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3년 법무부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무기수는 총 1,356명이다. 이들은 20년 이상 복역하면 가석방 심사를 받을 수 있지만, 실제로 매년 가석방되는 인원은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최근 6년간 가석방된 무기수는 2018년 40명을 정점으로 2019년 14명,
올해 신규 재판관 채용과 관련해 법조 경력 요건 완화와 판사 정원 확대 조치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판사 부족으로 인한 재판 지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신규 판사는 약 90여 명이 채용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국회는 판사 정원을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에 걸쳐 3,214명에서 3,584명으로 증원하는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신규 판사에게 필요한 법조 경력을 기존 7년에서 5년으로 완화하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과거 사법고시 시절에는 판사로 임용되기 위해 일정 기간의 법조 경력을 쌓을 필요가 없었다. 사법연수원 수료생 중 성적 우수자를 바로 선발했으며, 이는 법원의 서열화를 심화시키고 사회 경험이 부족한 젊은 판사들이 국민의 법 감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법조일원화 제도가 도입되면서 판사 임용을 위해 일정 법조 경력이 필요하게 됐다. 시행 초기에는 5년 이상의 법조 경력이 요구되었으며, 2025년부터 7년, 2029년부터 10년 이상으로 강화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판사 부족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는 극심한 굴욕감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과 인격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하였다. 피고인 C는 피해자를 위해 2,000만 원을 공탁하였으나,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2025년 2월 4일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으므로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지 않는다.”(대구지법 서부지원 2025. 2. 6. 선고 2024고합000) 올해 1월부터 ‘기습공탁’과 ‘먹튀공탁’을 방지하기 위해 공탁법이 개정되면서 형량 감경 요소로 공탁을 인정하는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며 법원의 판결 경향이 변화하고 있다. 형사공탁제도는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가해자에게 노출시키지 않으면서도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일부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공탁금을 걸고 이를 형량 감경 요소로 활용하는 이른바 ‘기습공탁’을 진행해 왔다. 또한, 판결 이후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은 틈을 타 이를 회수하는 ‘먹튀공탁’ 사례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해 7월 공탁제도 개선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고, 올해
검찰로부터 약식명령을 받은 피의자들이 형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경우 오히려 형량이 커지는 사례가 계속해 발생하고 있다.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 ‘괘씸죄’가 추가될 수 있어 정식재판 청구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약식명령을 받은 42만 7390건 중 정식재판 청구 사건 비율은 3만 8218건으로 약 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식재판 청구율이 이처럼 낮은 까닭은 지난 2017년 약식명령보다 중한 형을 받지 않는 이른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폐기되며, 정식재판에서 오히려 과중한 형량을 받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26일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 1단독 재판부는 작년 6월 강원 영월교도소 화장실에서 흡연해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선 A 씨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몰래 담배를 피운 사실이 적발돼 징계 처분을 받았으나, 징계로 인해 부당한 상황에 처했다고 호소하면서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비록 피고인이 범행사실은 인정하고 있으나,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내려진 징계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
“유전무죄, 무전유죄.” 1988년 영등포교도소 집단탈옥 사건 당시 지강헌이 남긴 이 말은 지금도 한국 사회의 형사 사법 체계의 불평등을 상징한다. 당시 지강헌은 총 556만 원 상당의 절도 혐의로 징역 7년과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았다, 반면 권력층 인사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은 수십억 원대의 횡령죄로 징역 7년형을 받았음에도 3년 만에 석방됐다. 지강헌은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쏘기 전 인질들에게 “징역 7년에 보호감호 10년을 보태 17년 썩을 것을 생각하니 아득해서 탈주했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보호감호제도는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 사회 불만 세력 및 상습범·강력범죄자의 재범 방지를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다. 사회보호법에 근거해 형기 종료 후에도 보호감호시설에 수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며, 대표적인 시설로는 경북 청송의 청송감호소가 있었다. 그러나 이중처벌 논란과 인권침해 문제로 인해 노무현 정부 시기인 2005년 7월, 사회보호법이 폐지되면서 보호감호제도도 함께 폐지되었다. 이에 따라 청송감호소는 경북북부교도소에 속한 경북북부제3교도소로 변경됐다. 하지만 법이 폐지된 이후에도 부칙에 따라 2005년 7월 이전에 징역형과 함께 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