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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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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집을 찾아가 순금 목걸이를 감정해주겠다며 건네받은 뒤, 미리 준비한 모조품으로 바꿔치기해 챙겼다면 절도일까, 사기일까. 피해자를 속여 물건을 넘겨받았다는 점만 보면 사기처럼 보이지만, 법원은 이를 절도로 판단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형사5단독은 절도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2025년 9월 부산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피해자의 순금 목걸이를 감정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해당 목걸이는 시가 약 1600만원 상당이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이용해 진품을 주머니에 넣고, 미리 준비한 도금 목걸이를 식탁 위에 올려둔 뒤 현장을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같은 범행이 사기가 아닌 절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판단 기준은 피해자의 ‘처분행위’ 여부다. 대법원은 기망으로 피해자의 처분행위를 유발해 재물을 취득한 경우 사기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점유를 배제하고 재물을 취득한 경우 절도로 본다.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는 목걸이를 처분하거나 이전할 의사가 아니라 단순히 감정과 확인을 위해 일시적으로 맡긴 것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를 이용해 진품을 가져가고 가짜를 남겼다. 재판부는 이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점유 침탈로 판단했다. 결국 처분행위가 아닌 점유 배제가 이뤄졌다고 보고 절도죄를 적용했다. 유사한 판례에서도 귀금속 감정이나 매매를 가장해 진품을 모조품으로 바꿔치기한 경우 절도죄로 인정하고 있다. 반면 피해자가 기망에 속아 스스로 재물을 교부한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점에서 양자는 구별된다. 재판부는 “사전에 모조품을 준비하는 등 계획성이 인정된다”며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은 불리한 사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피해품이 반환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이 사건은 피해자가 물건을 넘겨준 형식만 보면 사기로 오해할 수 있지만, 법적으로는 ‘처분행위가 있었는지’가 기준이 된다”며 “단순한 감정이나 보관을 위한 교부에 불과한 경우에는 점유를 침탈한 것으로 평가돼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변호사시험 최종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변호사 배출 규모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24일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발표한다. 지난해 합격자는 1744명으로 올해도 1700명 안팎이 배출되며 합격률은 5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오는 6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변협은 매년 대규모 합격자 배출이 이어지며 법률시장이 이미 ‘구조적 과잉 공급’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실제 변협이 회원 2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5.9%는 현재 합격자 수가 ‘매우 과잉’이라고 답했다. 적정 배출 규모에 대해서는 1000명 이하가 39.5%로 가장 많았고, 500명 이하 24%, 700명 이하 20.6% 순으로 나타났다. 경쟁 심화에 대한 체감도도 높았다. 응답자의 97.7%가 변호사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답했다. 변협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자문 수요가 줄고, 공공기관 사건 집중과 유사 직역과의 경쟁이 시장 포화를 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학계에서도 유사한 진단이 나왔다. 한국정책학회 김종호 경희대 교수는 “국내 법률시장이 구조적 수요를 넘어 공급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법조인 수는 2010년 1만263명에서 2025년 3만7981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민·형사 사건 수는 감소하거나 정체된 상태다. 기업 내부 법무 기능 강화로 외부 수요도 제한되면서 변호사 1인당 사건 수임 건수는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 합격자를 1200명 수준으로 조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600~900명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단순한 인원 조정이 아니라 교육 혁신과 시장 구조 개편, AI 대응 전략을 포함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경쟁 심화를 체감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현재 시장은 포화를 넘어 과밀 경쟁 상태”라며 “10년 전과 비교해 수임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신규 변호사들의 어려움도 크다. 지난해 합격한 한 변호사는 “로스쿨 시절부터 공급 과잉 얘기를 들었지만 실제 시장에 나오니 체감이 더 크다”며 “경력을 쌓을 자리부터 찾기 쉽지 않다”고 했다. 반면 단순 감축보다 시장 확대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는 “변호사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과거보다 다양해졌다”며 “일부 송무 분야에서는 여전히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호사 수 논쟁과 함께 국민의 법률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문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연수 강화 등으로 서비스 질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변협 설문에서도 교육 문제는 주요 과제로 지적됐다. 응답자들은 실무 교육의 표준화와 장기 수습 제도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며 “현재는 사무소별 교육 수준 편차가 크다”고 밝혔다.
맑은 날씨 속에 봄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벚꽃이 절정을 이루면서 주요 명소마다 인파가 몰렸다. 4일 춘천 공지천 일대는 가족, 연인, 친구 단위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에티오피아 카페 주변에서 시작된 벚꽃길에는 감탄이 이어졌고 시민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봄 정취를 즐겼다. 춘천시는 인파 증가에 대비해 현장 인력을 배치하고 보행 동선을 관리하는 등 안전 대응에 나섰다. 일부 구간에서는 차량 정체도 발생했다. 나들이객들은 공지천에서 오리배를 타거나 사이로248 출렁다리를 건너며 주말을 보냈다. 원주 반곡역 폐역과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학생과 시민들은 벚꽃길을 걸으며 봄 날씨를 만끽했다. 강릉에서는 벚꽃축제 이틀째를 맞아 교동택지와 경포도립공원, 경포생태저류지 등 주요 명소에 관광객이 몰렸다. 전날 내린 비로 일부 꽃잎이 떨어졌지만 방문객들은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동해안을 찾은 관광객들은 해수욕장과 주변 식당을 찾으며 여행을 이어갔다. 설악산, 치악산, 오대산, 태백산 등 주요 산지 역시 탐방객들로 붐볐다. 완연한 봄기운 속에 산행을 즐기려는 발걸음이 이어지며 하루 종일 활기를 띠었다.
헌법재판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제5조의4의 상습적인 절도·강도 등 특정 재산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조항에 대해 확고한 합헌 판례 동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상습절도 혐의 가중처벌을 다룰 때 이 조항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상습절도 사건에서는 이 사건이 과연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가 정한 엄격한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하는지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가 형법상 누범가중에 대한 특칙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자적인 범죄유형을 규정한 구성요건이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18947 판결). 이는 검사가 이 조항으로 기소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요건 요소들을 모두 엄격하게 증명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변호인은 다음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3회 이상 징역형’이라는 전과 요건의 충족 여부이다. 대법원은 이 요건을 매우 까다롭게 판단하며, 법적으로 효력을 상실한 전과는 산입 대상에서 제외한다. 형이 실효된 전과는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포함되지 않으며(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8021
재판받는 당사자들과 만나다 보면 이들의 억울함에는 일정한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수사기관은 모든 증거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그 내용을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방향으로 편집하여 제출한다. 반면 수사 대상인 피의자는 고소장과 자신이 진술한 피의자신문조서 외에는 거의 모든 증거에 접근이 불가능하다. 피고인에게는 검사의 기소 이후에야 비로소 증거기록 전체를 열람할 권한이 부여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수사기관이 구축한 증거 구조는 이미 상당 부분 완성되어 있고, 그 위에 형성된 법관의 초기 심증 역시 일정한 방향성이 생긴다. 이러한 상태에서 방대한 기록을 분석하고 그 허점을 찾아내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일은 전문적인 법률 지식과 경험이 없는 개인에게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다. 따라서 단순한 서면 반박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변호인의견서나 준비서면을 통해 논리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형성된 인식을 전환시키기에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때 요구되는 것은 법관으로 하여금 기존 기록만으로는 유죄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게 만드는 ‘결정적 장면’이다. 그 중심에 놓이는 절차가 바로 증인신문이다. 증인신문이 공판절차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는 서면
최근 도입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 법왜곡죄(형법 개정), 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개정)-은 사법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선의에서 출발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겠다는 문제의식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법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된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까지 함께 보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재판소원제’와 ‘법왜곡죄’를 들여다보면, 개혁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위험 요소가 결코 가볍지 않다. 먼저 재판소원제는 대법원 확정판결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면 헌법재판소가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던 영역을 일반 재판까지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겉으로 보면 사법 통제 장치를 강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제도가 실질적인 권리 구제보다 ‘희망 고문’에 가까운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문턱은 낮아졌지만, 인용 요건은 여전히 엄격하게 유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청구는 폭증하고, 실제로 구제되는 사례는 극소수에 그치
성범죄 사건에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뒤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피해자 진술 외에 뚜렷한 물증이 없는 사건도 있고 무죄를 뒷받침할 정황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법원이 피해자의 대응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비정형적 반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성범죄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개념이 ‘성인지 감수성’이다. 대법원은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판결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사회적 비난이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행동을 일반적인 기준으로만 평가하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 법리는 분명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피해자가 범행 직후 가해자에게 평온한 메시지를 보냈다거나 신고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을 배척하는 것은 성범죄 피해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판단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대응 방식은 사건마다 다르며 일정한 유형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는 점도 여